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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네 습지’가 울고 있어요…6년째 방치
2017-03-21 07:15 사회

돌리네 습지라고 들어보셨나요 석회암 지형이 만들어낸 희귀 습지를 말하는 데요.

경북 문경에 있는 국내 유일의 돌리네 습지가 뒷북 행정으로 6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4백미터에 달하는 굴봉산 정상에 논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주변에서 물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이 고여있는 곳에 가봤습니다.

둔턱에 쌓인 흙이 붉은색입니다.

석회암 풍화토인 테라로사가 저수지 아래 쌓여있는 겁니다.

석회암 성분이 빗물에 침식돼 정상부가 우묵하게 꺼진 굴봉산.

파인 곳에 물이 차면서 습지가 형성됐고 바닥에 쌓인 테라로사가 물이 빠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황석화 / 경북 문경시]
"옛날부터 물은 저쪽 소나무 쪽으로 시작해가지고 물이 한 3m 높이로 물이 차고 있습니다. 항상 매년 찹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 사례로 손꼽히는 '돌리네 습지'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11년.

수달과 담비 등 멸종위기 동물 6종과 쥐방울덩굴 등 희귀식물까지 7백여 종이 살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6년이나 방치됐습니다.

"지난 2012년 습지 사이에 이렇게 콘크리트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변에는 재배 과정에서 물을 많이 흡수하는 사과와 오미자 같은 특작물이 자라고 있는데요, 습지가 빠른 속도로 말라가고 있습니다."

농약도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습니다.

습지 일대 47만여 ㎡를 소유하고 있는 땅주인만 67명.

문경시는 20억 원 정도를 토지 매입 비용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홍기 / 영남대 명예교수]
"복원시키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런 파괴가 완전히 이루어 지기 전에 빨리 농경지를 국가지정습지로…"

환경부는 뒤늦게 주민의견을 모아 상반기 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강정완 / 환경부 자연정책과]
"사유지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매입할 계획이고 매입한 뒤에 기존 습지 원형으로 복원을 해나갈 계획이죠."

뒷북 행정 속에 희귀 습지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최상덕(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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