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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카메라]“한국인은 나가세요”…대마도에 퍼지는 ‘혐한’
2017-09-06 19:41 뉴스A

해외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이나 상점에서 쫓겨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실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 대마도에서입니다. 반한 감정을 넘어 혐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대마도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이른 시각에도 많은 사람들이 대마도로 가는 쾌속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한해협을 따라 2시간 남짓. 대마도 이즈하라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항구에 내려 상점 한 곳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이 대뜸 한국인인지 묻습니다.

[대마도 상점 주인]
"실례지만 한국 분인가요? (네) 한국인이라고요? 일본말 스피킹? (아니오)"

주인은 곧바로 손을 내저으며 가게 문을 열고 나가라고 합니다.

[대마도 상점 주인]
"설명이 안 되니까 안 되고 우리 가게는 비싸니까 서울이나 부산에서 사세요."

인근 선술집도 마찬가지.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곧바로 나가달라고 요구합니다.

[대마도 선술집 주인]
"가게 공간이 매우 좁아요. 그래서 한국인 오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하지만 선술집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습니다.

[백승우 기자]
"대마도에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선술집 거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혐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 코리아'라는 문구가 가게 앞에 붙어 있습니다."

항구 근처 식당과 상점 30곳을 둘러봤는데 7곳에서 한국 관광객을 거부했습니다

[대마도 관광 안내소 여직원]
"하나는 여기고요. 여기에 라면집 있고요. 그리고 이 근처에 또 하나 있어요.(한국인 출입금지) 이유는 모르겠어요."

한국인 관광객들로선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현오 / 대마도 관광객]
“저희 보고 나가라고 하셔서 바로 나왔는데…기분 안 좋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인구 3만 명의 대마도 주민들에게 해마다 20만 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은 무시할 수 없는 큰 고객입니다.

이처럼 한국인을 문전박대하는 건 왜 일까. 지난 2012년 한국인이 대마도의 사찰에서 불상을 훔친 사건이 알려지면서 반한 감정이 거세졌습니다.

[대마도 부산사무소 직원]
“솔직히 말씀드리면 불상 도난 되기 전까지는 반한 감정이 그렇게까지 있지는 않았거든요.”

한국 관광객의 매너 부족을 꼬집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마도 선술집 주인]
"이전에 한국인 손님을 받았었는데 문제가 있었어요. (팔지 않는) 술을 가져와 마시고 다른 손님 음식을 쳐다보고…"

하지만 일부 관광객의 행태를 한국인 전체로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대마도 측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마도 부산사무소 직원]
"일본 상인을 모아서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강좌를 열고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반한 감정이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우리 정부에서도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대마도에서 셀프카메라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강민 이재근
그래픽 : 박진수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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