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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65세 ‘공짜 티켓’…노인 맞으신가요?
2017-09-27 20:01 뉴스A

여러분은 노인이 몇살부터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기준은 만 65세죠.

그런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무료 지하철, 무료 독감주사, 여기에 어르신 기초연금까지 사회적 부담이 만만찮습니다.

최주현 기자가 노인연령 논쟁을 들여다 봤습니다.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최근 개통한 서울 우이신설선. 역 밖으로 나오는 이용객 대부분이 노인입니다.

[현장음]
"(어떤 목적으로 오셨는지) 둘레길 둘러보려고…"

[유지연 / 서울 신도림동 (80세)]
"(전에는) 4번 갈아타야 됐는데, 지금은 너무 편해요. 돈 안내니까 좋지, 교통비 안 내니까."

[최주현 기자]
"얼마 전 개통한 우이신설선의 종점인 북한산 우이역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실제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 중 노인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 제가 직접 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첫 역에서 탑승한 승객은 14명.

[현장음]
"(연세가 65세 이상 되시는 분들은 손 한번만 들어주시겠어요?) 하나, 둘, 셋, 넷, 다섯…"

절반이 넘는 8명이 요금을 내지 않는 65세 이상 노인들입니다. 정류장을 거쳐갈수록 노인 승객만 늘어납니다.

[현장음]
"저기 자리 있다. (어디, 어디, 몇 개 있어?)"

[현장음]
"노약자석에는 많은 시민들이 타고 계신데요, 앞으로 가보겠습니다."

일반 좌석도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들이 차지했습니다.

우이신설선의 평일 무임승차 비율은 30퍼센트, 주말엔 40퍼센트에 육박합니다. 다른 지하철의 두 배가 넘는 수칩니다.

[우이신설선 관계자]
"하루 수입이 7천만 원이 돼야하는데, 3천만 원 정도되나 봐요. 열여덟개 일반 좌석 중에 어떨 때는 싹 다 무임승차인 경우도 있어요."

전국에서 노인 승객 비중이 제일 높다는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승객들이 개찰구를 통과할때 마다 빨간 불이 깜박거립니다.

노인 무임승차 승객 표십니다. 1분 동안 빠져나간 승객은 26명. 이 중 22명이 노인이었습니다.

1984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시작된 65세 이상 무임승차 제도. 이로 인한 손실액이 지난해에만 5천 5백억 원에 달했습니다.

[철도공사 관계자]
"짜증나더라고. 국가정책이니 그만할 수는 없는데 너무 노인들만 타니까. 시에서 보조해주는 것도 아니고…"

지하철 무임승차뿐 아니라 무료 독감 예방 접종, 노인주거복지시설 입소까지 모두 65세 이상이 대상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8조 원에서 내년에는 9조 8천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노인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30여년 전 4%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인구는 현재 14%를 넘어섰습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 진입 소요기간도 불과 17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데, 복지 지출이 너무 과하게 늘어난다는, 재정을 압박하는 노인 연령이 된다는…"

그렇다면 시민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나이는 몇살일까.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니 70세 혹은 75세 이상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신체 나이 역시 젊어졌다는 겁니다.

[김준원 / 서울 성북구 (27살)]
"정정하다면 일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지원 연령은 70세는 되지않을까"

[박용철 / 서울 송파구 (51세)]
"환갑잔치 같은 것 안하잖아요. 사회 참여부분도 넓혀가고 있고"

[정건성 / 서울 은평구 (66세)]
"아직은 노인이란 생각이 안들지 내가 66세인데"

[김유호 / 서울 강남구 (73세)]
"65세까진 젊은이야. 복지 정책에서 혜택을 안줘도 돼"

노인연령 65세는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정해졌습니다.

당시 우리 국민의 평균연령은 66세였고, 지금은 82.1세로 16년이나 늘었습니다. 당연히 늘어난 수명만큼 노인연령 기준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덕철 /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교수]
"기존 65세는 사회경제적인 기준을 갖고 결정한 것이거든요 (기준을)평균수명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아요. 1970년대보다 지금이 20년 정도 더 젊어졌다고…"

실제로 UN은 2015년 새로운 연령 기준을 발표하며 노인의 기준을 80세로 잡았습니다.

우리나라도 대한노인회가 노인 연령을 70세로 올리자고 제안하는 등 공론화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는 더딥니다.

[나경원 / 국회의원 (전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장)]
"노인 연령 상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복지 정책은 거꾸로 턴 하기가 어렵거든요. 이미 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물릴 수가 없는 것이죠. 그게 결국 표심이죠. 섭섭해하니까."

현재 14%대인 우리나라 노인비율이 2040년이면 32%를 초과할 전망입니다. 국민 셋중 한 명은 노인이 됩니다.

과연 65세부터 노인인지, 진지한 고민과 대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채널A 뉴스 최주현입니다.

최주현 기자(choigo@donga.com)

연출 이민경
글·구성 이소연
그래픽 김민수 양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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