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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수능…대피소·군부대 뜨거운 ‘공부 열기’
2017-11-16 19:25 뉴스A

포항을 덮친 강진에 학교 건물도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14곳 중 무려 10곳이 깨지거나 금이 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학교 건물의 피해가 유독 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학교 건물 가운데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된 곳은 불과 23.1%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시험장 균열 때문에 교육당국은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고 대입 절차를 전체적으로 1주일 늦추기로 했습니다.

비록 이렇게 지진이 덮치고 일정까지 꼬였지만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대피소와 군부대 숙소, 그리고 친구 집 등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서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변은 시끌시끌하지만 눈빛은 그 어느때보다 반짝입니다. 대피소에서 공부하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대학입학의 의지는 더 강해졌습니다.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바닷가로 나온 수험생 가족도 있습니다.

[고3 수험생 가족] 
"조금 진정되면 가야죠. 들어갔다 (진동) 울리면 또 나와야 하고…"

학교는 문을 닫았고, 독서실도 휴업하는 곳이 많습니다. 지진으로 엉망이 된 도서관도 문을 닫았습니다.

"지진이 난 곳에서 멀지 않은 시립 도서관입니다.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 있는데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도서관을 찾았던 수험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시험 교재를 못 챙긴 학생들은 함께 모여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김광 / 포항고 3학년] 
"친구 집에 가려고요. 저는 집이 조금 오래되서 많이 흔들렸어요."
"학교에서 안 볼 책은 다 버리라고 했는데."

아예 다른 지역으로 짐을 싸 떠나기도 했습니다 .

[고3 수험생] 
"저희 할머니집 가려구요 남구 쪽이어서… 구룡포."

군부대 건물이 임시 독서실이 된 곳도 있습니다.

배를 타고 건너온 울릉고 수험생들은 해병대의 배려로 부대 안에 1주일 더 묵으면서 공부하게 됐습니다.

최악의 강진에 건물은 흔들렸지만 포항지역 학생들의 정신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배유미 기자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김덕룡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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