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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사이드]핵폭발 땐 어떻게…대피소 체험
2017-11-24 10:51 뉴스A 라이브

최근 포항 지진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될지 평소 매뉴얼 숙지의 필요성을 간절히 느꼈습니다.

꼭 지진 뿐만 아니라 북한 핵 위협 같은 비상 상황도 대비해야 되겠죠.

그럼, 우리 매뉴얼은 잘 되어 있을까요, 황규락 기자가 비상 시 매뉴얼 그대로 체험해 봤습니다.

1. 황 기자, 북핵 폭발이 나면 가장 먼저 대피소를 찾아야 할 텐데요. 저는 대피소가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생각보다 대피소가 많습니다. 전국에 1만8 천개, 서울에만 3200개 정도가 있는데요. 대피소가 별 게 아닙니다. 폭발에 따른 열폭풍과 방사능 낙진을 피할 수 있는 지하 공간이면 지정될 수 있고요.

제가 직접 대피소 몇 군데를 돌아다녀 봤는데 관리는 엉망이었습니다. 대피소인데 아예 문이 잠겨 있어서 비상시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습니다. 유리창이 뚫려 있어서 제대로 대피소 역할을 할 수 없는 곳도 있었고요. 대피소 대부분은 지하 주차장이어서 자동차로 꽉 차있었고 별다른 시설도 없었습니다.

2. 황 기자가 대피소에서 하루 간 꼬박 있어 봤죠. 어떤 점이 불편했나요?

가장 불편했던 것은 바깥 소식을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라디오를 들고 갔었는데요, 지하라서 그런지 라디오가 먹통이 됐습니다. 소식을 들을 수 없으면 정부 재난 방송이나 대피 상황을 알 수도 없어서 만약 바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더라도 모를 수 있는 겁니다.

또 대피소가 대부분 지하 주차장이다 보니까 화장실 같은 기본적이 생활시설이 없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갖춰져 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생존에 필요한 수도와 용변 시설 정도는 있어야 하거든요.

3. 그러고 보니 물이 가장 문제겠네요.

네, 저는 청계천에서 물을 떠 와서 정수 알약을 썼는데요. 이것이 오염된 물을 먹을 때 물을 살균할 수 있는 정수 알약입니다. 이 약을 넣으면 먹을 수 없는 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게 바꿔줍니다. 제가 실제로 마셔보니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4. 생존배낭을 싸서 대피소로 들어가던데요. 직접 싼 건가요?

네, 바로 이게 제가 직접 싸본 생존 배낭입니다. [생존 가방 보여주기] 보시면 랜턴도 있고 비상식량도 있죠. 전문가에게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배운 후 직접 싸 본건데요.

집에 있는 물건들 이용하면 2, 3만원 정도 비용이면 쌀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3일 간 생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품을 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핵폭발이 난 후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면, 시간이 갈수록 방사능 수치가 낮아지는데요. 3일, 그러니까 72시간 정도 지나야 30분 정도 외출이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그러니까 3일을 대피소에서 버티고, 이후에 근처 정부가 마련한 대피소로 이동하는 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5. 재난 상황에 따른 정부 매뉴얼대로 해 본 건데 뭐가 문제였나요?

일단 매뉴얼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이었습니다.

[한국 매뉴얼 vs 일본 매뉴얼 비교]
지하시설로 대피하라 신속히 몸을 숨기라 등 교과서적인 말이 많았습니다.

반면 이건 일본 도쿄도에서 도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한 재난 대비 책자인데요. 테러, 화산분화, 지진 등 각종 재난 별로 대응 매뉴얼이 매우 꼼꼼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6. 두께만 봐도 두 매뉴얼이 차이가 상당해 보이네요. 실제로 내용은 어떤가요?

먼저 최근 포항 지진으로 많은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어서 지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이게 우리 정부에서 배포하는 지진 발생 시 대처 요령을 담은 팜플렛인데요. 머리를 보호하라는 등 전부 우리가 원래 아는 내용입니다.

반면 일본은 아주 구체적입니다. 지진이 났을 때 대처방법뿐만 아니라 재난 상황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도 명시해 놨고요. 이 밖에도 환자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생존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이 그림과 함께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이어야 재난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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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본은 우리보다 몇 배 더 지진에 대한 위험이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핵 공격에 대한 위험은 우리나라가 더 많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정부가 재난을 좀 더 국민들이 알기 쉽고 더 체감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네, 지금까지 산업부 황규락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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