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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누워있는 전기장판서 환경호르몬이…
2018-01-17 11:24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추운 겨울날 집에선 전기장판 만한 게 없죠. 워낙 따뜻해서 한 번 누우면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전기장판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에 무려 250배가 넘게 검출됐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전기장판의 배신입니다.

이현용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전기장판 살 때 전자파 차단 여부 정도만 따져보고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진짜입니까?

네, 요즘 한창 많이 쓰고 계실텐데, 뒤늦게 이런 소식 전하게 돼 안타깝습니다.

소비자원이 작년 10~11월 두달간 인터넷으로 구매한 18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15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환경 호르몬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시험 결과는 이달초에 나왔고, 어제(16일) 공개된 겁니다.

[질문2]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건가요?

몸에 직접 닿는 매트 커버 부분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나온 건데요.

전기장판 켜놓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으면 따뜻하니까, 반팔 반바지같은 가벼운 차림으로 계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열을 가하게 되면 가소제가 더 쉽게 나올 수 있고, 피부에 직접 닿아서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잠시, 소비자원 관계자의 말 듣고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신국범 / 한국소비자원 제품안전팀장]
"열을 가하는 제품에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함유돼 있을 경우 가소제가 쉽게 용출될 수 있고, 용출된 가소제는 피부를 통해서 인체에 전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3]프탈레이트 가소제는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플라스틱 제품의 유연성을 높이는 첨가물인데, 정자수 감소, 불임, 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전기장판에는 관련 기준이 없어서 건축물 바닥재(PVC 바닥재 안전기준) 기준을 준용했는데, 기준치의 9배~257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습니다.

[질문4] 아직 한 겨울인데, 전기 장판 어떻게 써야 하는 겁니까?

이번에 조사한 제품 가운데 83.3%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왔으니, 다른 제품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얘기인데요.

전기장판 매트 커버가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이불이나, 담요 같은 것을 깔아두면 접촉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게 소비자원 관계자의 입니다. 물론 사용 후 세탁하셔야겠죠.

[질문5]이불을 깔아둔다고 해서 환경호르몬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지 연구된 것도 아니니, 결국 당분간 쓰지 말라는 얘기 같습니다. 그런데 이미 한 겨울 다 전기장판 사용하셨을텐데 좀 일찍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소비자원은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10월과 11월에 전기장판 시료를 수집했고, 시험 조사 결과는 이달 초 공개됐다고 합니다.

사실, 집안 장판으로 많이 쓰는 'PVC 바닥재'에는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있는데, 똑같은 재료로 만든 전기장판에는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관계 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인데요.

환경호르몬이 나온 2개 제품은 '인체무해' '친환경'이라며 기업자가마크, 업계자가마크를 각각 붙여놓고, '소비자를 속이기'도 했습니다. 환경부가, 표시 강화하기로 했고요.

유해물질 기준은 국가기술표준원이 담당 기관인데, 전기장판의 안전요건 마련을 이제 막 검토하는 단계입니다. 위해성 평가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내년 겨울이나 돼야 전기장판 기준이 마련될 듯한데, 지켜봐야겠습니다.

제품 허가 전에 전자파나 환경 호르몬 방출 여부를 꼼꼼히 검증해 출시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겨울 다 지났는데 환경호르몬 나온다고 하고 또 기준 마련은 내년 겨울이나 된다고 하니 정부의 대응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현용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추진엽
그래픽 : 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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