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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반기는 이 없어 설 곳 잃은 ‘소녀상’
2018-03-12 11:45 뉴스A 라이브

[리포트]
프랑스 파리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됩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프랑스에서 그 참혹했던 실상을 증언한 게 계기가 된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설치된 소녀상을 살펴봤더니 취지와 달리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박건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1] 박 기자, 최근 서울 한복판에서도 소녀상을 놓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고요,.

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홍대앞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소녀상을 놓고 한바탕 대치가 벌어졌습니다

이 곳에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건립추진위원회와 설립을 반대하는 학교 간의 충돌이 벌어진 건데요.
[현장음]
"막지 마세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막지 마세요!"

[현장음]
"절차를 지키십시오! 법을 지키세요!"

[질문1-2] 어떤 점 때문에 소녀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건가요.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는 측에선 홍대 정문 부근이 국유지인 만큼 설치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학교 측은 외국인 학생들이 불편함으로 느낄수 있고 사전 논의 절차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추진위 측은 다음 달 소녀상 제막식을 다시 시도할 계획인데요. 이또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질문2]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뭔가요.

지난 2011년 서울 일본대사관 앞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국에 100개 넘는 소녀상이 세워졌는데요.

소녀상이 설치되는 곳은 국가나 지자체 소유 땅이 대부분이지만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곳곳에서 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워진 대구 소녀상의 경우, 도로법상 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구청 반대로 설치 하루 전날까지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질문3] 설치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거 외에도 다른 문제들도 있다면서요.

네, 이처럼 어렵게 세워졌다면 그만큼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겠죠.

그런데 정작 사후 관리가 안 된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취재진이 찾은 서울의 한 소녀상 모습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서울 동작구에 있는 소녀상입니다. 멀리서 언뜻 봤을 때는 꽃다발이 놓여있는 등 시민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먹다 남은 커피잔이 이렇게 나동그라져 있고요. 손등에는 불법 광고 부착물의 흔적도 남아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관리가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질문4] 다른 지역 소녀상의 경우는 어떤가요?

취재진이 둘러본 소녀상 8곳 중 3곳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니 시민이 ‘소녀상 지킴이’를 자처한 곳도 있었습니다.

이 시민은 시청에 민원을 넣었는데도 별 반응이 없자 자발적으로 청소를 2년째 하고 있습니다.

[민영록 / 동탄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
"청소한다든지 하는 관리들은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게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에 나라도 청소를 좀 해야 되겠다."

[질문5] 시민들의 자발적인 손길에 맡겨두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방법은 없을까요?

해법으로는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해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는 방법이 꼽힙니다.

하지만 전국 소녀상 가운데 공공조형물로 지정된 경우는 지난 1월 기준, 12곳밖에 없습니다.

소녀상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협조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통과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소녀상의 본래 취지를 지킬 수 있는 관리체계 구축 등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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