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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사진 한 장 못 챙기고”…봄이면 대피 준비
2018-03-29 19:29 사회

강원도 고성의 큰 산불은 하루만에 꺼졌습니다.

하지만 한 순간에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한 숨만 내쉬었습니다.

정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불이 집어삼킨 집은 종잇장 처럼 구겨져 버렸습니다.

지붕은 무너져 내렸고 세간살이는 남아난 게 없습니다.

[정지영 기자]
"불에 타 버린 집 안에는 깨진 그릇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옷가지들은 검은 재가 돼버렸습니다."

[황영준 / 강원 고성군]
"부모님 사진 한장 들고 나오지 못하고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들고 나온다는 게 전화기 하나 들고 나온 것 밖에 없어요."

주차돼 있던 트럭은 새까맣게 그을린 뼈대만 남았습니다.

건물 곳곳도 불에 타버렸고 주민들은 복구작업에 분주합니다.

지난 1996년과 2000년 4월 큰 산불을 겪었던 고성 주민들은 강풍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만 되면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합니다.

[이전치 / 강원 고성군]
"아휴 놀랄 만하지. (산불 나면) 급하게 통장 같은 거 도장 같은 거 옷 몇 가지 싸가지고…"

[이춘화 / 강원 고성군]
"요번엔 연기가 마을을 덮쳐가지고 해가 뜬 게 볕이 안 보였어요. 몇십 년 길러놓은 나무가 다 타니까"

소방대원과 군인들은 불이 다시 커지지 않도록 온종일 잔불 정리에 나섰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처음 산불이 발생한 고성군 간성읍 인근 야산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습니다.

채석장 비포장도로 바닥에서 끊어진 전선이 발견돼 산불발생 원인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정지영입니다.

jjy2011@donga.com
영상취재 : 김민석 추진엽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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