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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넓은뉴스]장애 넘은 ‘분필공장의 기적’
2018-04-17 20:01 국제

일본에는 직원 10명 중 7명이 지적 장애인이지만, 업계 점유율 1위를 자랑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가와사키에서 서영아 특파원의 더 넓은 뉴스입니다.

[기사내용]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 라인.

언뜻 봐선 평범한 공장 같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습니다.

생산라인 15명 전원을 포함해, 직원 85명 중 63명이 지적 장애인입니다.

[나카야마 후미아키 / 직원]
"웃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멋지세요) 네, 멋집니다."

하지만 60% 이상의 업계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할 만큼 생산효율이 높습니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고 어디에나 그릴 수 있고 물로도 지울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도 앞서고 있습니다.

과연 비결이 뭘까.

시계도 못 보고 글씨도 못 읽는 지적장애가 현실적 한계를 지닌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업무방식을 조금 바꾸자 단점이 장점으로 변했습니다.

[사토 아키코 / 직원]
"(무게를) 재는데 숫자를 못 읽으니 빨간색 추랑 파란색 추를 만들어서 이런 식으로 색을 나눠서 계량하는 방식으로…"

공장 안에는 시계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을 위한 모래시계, 글자를 못 읽는 사람을 위한 색색 공정표 등 직원 각자에게 맞는 업무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보입니다.

38년간 상자에 분필을 넣는 작업을 해온 하라 씨.

의사소통은 서툴지만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일을 해냅니다.

고마쓰 씨는 수많은 분필 중 휘어지고 패인 불량품을 한 눈에 가려냅니다.

[고마쓰 겐이치 / 직원]
"휘어진 것하고, 휘어진 것하고 패인 것은 다른 곳에 넣고 그 뒤… "

변화는 지난 1960년 당시 전무였던 오야마 3대 사장이 장애인 학교 졸업생 2명을 실습생으로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상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간단한 일도 행복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본인들도 일하는 기쁨과 자부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65세 정년퇴직까지 50년간 근무했는데 지각과 결석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오야마 다카히사 / 4대 사장]
"우리는 사회공헌을 위한 회사가 아니라 일반기업입니다. 지적장애인이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우리의 큰 전력입니다."

이 회사는 10년 전 책에도 소개됐고, 2009년 하토야마 당시 총리가 국회 연설에서 언급하며 더 유명해졌습니다.

회사 마당에는 '일하는 기쁨'을 나타낸 동상이 서 있습니다. 타인에게 사랑받는 것, 칭찬받는 것, 도움이 되는 것,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쉽게 잊고 지내는 것 아닐까요.

가와사키에서 채널에이 뉴스 서영아입니다.

영상취재 : 사토 쓰토무(VJ)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박재형 권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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