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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자영업자 울리는 ‘어른 신분증’ 10대
2018-04-26 11:49 사회

일부 간 큰 10대들이 성인 신분증을 위조해 술집을 버젓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10대들은 오히려 당당하고 영세 자영업자들만 울상이라는데 그 이유를 박건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 신분증 검사를 꼼꼼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느 정도길래 그런가요?

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경기도 용인의 한 주점 업주 같은 경우 다음 달 내내 가게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는데요.

최근 6개월 새 성인 신분증을 내민 청소년들에게 2번이나 속아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은 겁니다.

평소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한다고 했지만 비슷한 얼굴의 성인 신분증을 내미는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김모 씨 / 'ㅅ' 주점 영업주]
"꼼꼼히 앞면하고 뒷면 지문까지 보고 다 하는데… 사진을 봐도 긴가민가하고. 담배도 밖에서 피우니까 의심할 여지가 없었죠."

[질문2]신분을 속여 술을 마신 청소년들은 처벌을 받나요?

대부분의 경우 그날로 훈방 조치되고 있습니다. 훈계를 듣고 바로 풀려난다는 거죠.

그 이유가 뭘까요. 변호사의 말 들어보시죠.

[조인선 / 변호사]
"초범이고 국민 정서상 성년에 가까운 청소년이 음주를 했을 경우에는 흔히 얘기하는 훈방조치라고 하죠. 기소 유예나 아주 약한 벌금 구약식 정도가 되고 있죠."

문제는, 처벌이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겁니다.

술을 마신 뒤 돈을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기물을 파손하거나 싸우는 겁니다.

또 업주를 협박하려고 '신고 자작극'까지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다 적발된 업소의 70% 이상이 청소년들이 직접 신고한 경우였습니다.

[질문3] 청소년들이 성인 신분증을 보통 어디서 구하죠?

인터넷에서 주민등록증을 산다고 검색해보니 수많은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대부분 훔치거나 길에서 주운 신분증들인데 2만 원에서 5만 원 정도면 살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말, 들어보시죠.

[고등학교 3학년생]
"페이스북 같은 데 글을 올려요. ‘(주민)증 살 사람. 댓글로 필요한 애들, 담배 피우는 애들이나 그런 애들이 사요."

최근엔 이름과 사진만 보내주면 실제와 별 차이가 없는 신분증을 위조해주는 경우까지 등장했습니다.

[질문4] 그럼 업주들은 그럼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요? 대책은 없나요?

일부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신분증 감별기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100만 원이 넘는 고가지만 신분증을 넣으면 주민등록번호가 실제 있는지 또 지문까지 검사해 줍니다.

실제로 타인의 신분증으로 검사를 해봤는데 바로 경고창이 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소용없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감별기도 통과하는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A씨 / 'ㅇ' 가게 영업주]
"저희는 (기계) 안 해요. 예전에 했었는데 저희도 한 번 뚫린 적이 있어가지고. 애들이 그러더라고요. 뚫리는 방법이 있다고.
그래서 저도 신뢰 안 하거든요."

[질문5] '청소년들이 무섭다'는 말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는 성인 신분증 10개를 이용해 수천만 원대 전자제품 사기를 친 10대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청소년들이 신분증 사기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깨닫도록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윤호 /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
"(청소년들이) 신분증 위·변조라든가 도용하는 건 심각한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그에 대한 처벌은 달게 받게 하는 선별적인 조치가 필요하겠죠."

지금까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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