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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종 부리기’ 매뉴얼?…대한항공 노조 “우린 머슴”
2018-04-26 19:34 뉴스A

궁지에 몰린 한진 총수 일가 소식, 경제부 심정숙 차장과 함께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먼저 키워드부터 설명해 주시죠.

"유별난 매뉴얼" 

모든 항공사에는 탑승객 서비스를 위한 승무원 매뉴얼이 있는데요, 그런데 대한항공에는 좀 별난 게 있습니다. 조양호 회장 부부를 위한 것인데요. 채널A가 입수한 매뉴얼 내용을, 지금부터 상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질문] 유별난 매뉴얼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비행기 타기 전부터 시작해서, 이착륙시, 식사 시간까지 승무원이 조 회장 일가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주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몇 가지만 뽑아봤는데요.
우선 총수가 뭘 지적하거나 물었을 때 아는 척 하면 안됩니다. 겸손하게 말해야하고요. 영어로 기내 방송을 할 때는 발음을 너무 굴려도 안 됩니다.
샐러드를 담을 때는 꼭 한국 숟가락을 이용하라는 대목도 있고요.
치즈는 냉장고에서 40분 전에 꺼내서, 딱딱하지 않게 접대해야 한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1등석 전용인 것 같은데 편의복 바지를 보관할 때는, 아무데나 집지 말고 벨트 부분을 집게로 집어라...이런 지침까지 있습니다.

[질문] 이런 매뉴얼이 다른 항공사에도 있나요? 어떤 경위로 만들어진 건지 궁금하네요.

대한항공은 공식 문건이 아니라고 했지만, 저희 제보자에 따르면 총수 일가를 서비스했던 승무원들의 경험으로 토대로 만들고 공유되고 있는 문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2015년, 2016년 몇 월 몇 일에 어떤 사례가 있었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요. 흥미로운 건 총수 일가가 다른 유료 고객들이 같이 있을 때는 유료 고객이 우선이다, 과잉 서비스하면 싫어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대목도 나옵니다.
항공 산업이, 안전과 서비스가 생명인 업종인데다, 조 회장 일가만의 독특한 특성이 합해지면서 이런 매뉴얼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질문] 그런데, 승무원 매뉴얼까지 만들어진 이유... 어겼을 때,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이겠죠?

4년 전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모두 기억하실 텐데요. 당시 비행기 이륙까지 늦춘 엄청난 사건의 발단이, 승무원이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릇에 담아서 음료와 함께 제공해야 하는데,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거였는데요.
저희가 공개한 총수 부부를 위한 매뉴얼도 그렇고요...안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서비스에 조 회장 일가가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그래서 승무원들의 고충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내일 대한항공 노조는 대형 집회를 연다고요? 지금 분위기 어떻습니까?

물벼락 사건을 계기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 회장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는데 앞장서 왔는데요. 그런데, 내부 분열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내일 노조가 집회를 연다고 했는데, 한편에서는 사측에 협력하는 어용노조라며 불참하겠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봤습니다.

대한항공 직원(음성변조)]
"회사에서 선택을 받은 사람만 대의원이 될 수 있고요. 그 사람들이 노조위원장을 뽑고. 노조가 회사에 대해서 어떠한 전혀 견제를 못하고 있고요. "

하필이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주목을 덜 받는 날 집회를 하느냐, 집회 목표를 총수 일가 퇴진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는 등 여러 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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