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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톡’]왕웨이중과 팬 서비스
2018-04-27 22:27 기자페이지

프로야구 NC의 새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은 여러모로 튀는 선수입니다. 대만 출신 첫 외국인 선수라는 점, 무척 잘생긴 외모, 하위권을 헤매고 있는 NC의 소년가장 에이스라는 점 등 흥행 요소가 다분하죠.

그래서 지난 11일 왕웨이중을 만나러 마산구장에 내려갔습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왕웨이중은 불방망이 KT 타선을 만나 꽤 잘 버텼지만,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결국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평소보다 못한 피칭을 하고 말았습니다. 경기도 4대12로 내줬고요.

팀 패배 속에서 거절할 수도 있었던 방송 인터뷰. 그런데 웃는 얼굴로 나타난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팬들이 존재해야 야구가 존재합니다.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용병 선수의 인사치례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밤 11시가 넘은 시각. 어쩌면 가장 피곤했을 왕웨이중이 팬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고, 사인을 해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 중에는 NC 창단팬부터 멀리 중국에서 날아온 여성 팬까지 함께 섞여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구단 직원이 왕웨이중을 다시 야구장 안으로 피신시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열기.

사실 한국 선수들은 사인에 무척 박한 편입니다. 이날 만난 한 NC팬은 "맨날 경기 끝나고 (사인) 해준다고 해놓고, 나올 때 모르는 척 하는 P(이니셜) 같은 선수도 많다"고 분통을 터뜨릴 정도입니다. 국민타자 이승엽조차 현역 시절 사인에 인색해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죠.

그래서 왕웨이중의 심야 사인회가 더 인상 깊었습니다. 무척 귀찮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사인이 팬을 만들고, 그 팬이 선수 자신과 팀을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는 걸 야구선수들이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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