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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톡’]자유한국당은 왜 ‘동요 로고송’을 썼을까
2018-04-27 22:29 기자페이지

자유한국당이 25일 6·13지방선거 로고송을 공개했습니다. 자체 제작곡인 ‘자유한국당송’, 가수 홍진영의 트로트 ‘사랑의 배터리’, 여기까지는 그럴 듯합니다. 그런데 다른 두 곡은 ‘동요 메들리’, ‘아기 상어’입니다. ‘웬 동요지?’라고 생각할만합니다.

한국당은 이날 “에너지 넘치고 경쾌한 노래들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를 가진 유권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어보면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부족한 홍보비 때문입니다. 9년 만에 야당이 된 한국당이 가난한 선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동요 위주로 로고송을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동요처럼 어린이들을 위한 가사는 물론 아닙니다. 동요 메들리는 “반짝 반짝 작은별”로 잘 알려진 동요 ‘작은 별’의 멜로디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가사는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고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당초 한국당도 최신 유행곡을 로고송으로 쓰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억대의 사용료를 요구해서 홍보비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당은 사용하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야당이라는 점과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로고송 없이 선거를 치를 수는 없는 법이죠. 그래서 찾아낸 게 동요 로고송입니다.

그래도 “가요 한 곡 없이 어떻게 로고송을 구성하냐”는 얘기는 내부적으로 있었겠죠. 그렇게 해서 포함된 곡이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에 발표된 다소 ‘지나간 유행곡’ 사랑의 배터리입니다.

2016년 총선 때는 한국당이 어떤 로고송을 썼는지 찾아봤습니다.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유행했던 ‘픽미(pick me)’, 트로트 ‘사랑의 트위스트’ 등 8곡이 공식 로고송으로 쓰였습니다. 한국당이 아직은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쓰며 여당이었던 시절입니다. 선거 로고송만 봐도 여당과 야당의 차이를 실감하게 합니다.

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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