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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외교전의 산역사 ‘하비브하우스’ 아시나요
2018-05-12 19:51 문화

지금으로부터 135년 전, 태평양을 건너온 미국 전나무를 조선 최고의 목수들이 깎고 다듬어 한옥 한채를 지었습니다.

고종 황제가 이 한옥의 뒷길로 '아관파천'을 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데요.

황하람 기자가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기사내용]
지난 1883년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외국 공관 하비브하우스.

미 국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옥을 고집한 필립 하비브 대사를 기리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 왕실이 서양인에게 매각한 최초의 부동산이기도 합니다.

[마크 내퍼 / 주한 미국대사 대리]
"1882년에 조미수호통상조약 맺어서 2년 후 1884년에 이 땅을 샀어요."

이후 영국, 독일, 러시아 공관이 차례로 들어서며 정동 일대는 서양의 외교가가 됐습니다.

1976년 전통 한옥 기와집으로 개축한 하비브하우스는 전 세계 미국 대사관저 중 유일하게 주재국의 전통 건축양식을 따랐습니다.

내부는 한옥과 서양식을 결합했는데, 미국 오리건주에서 공수해온 더글라스 전나무로 대들보와 서까래를 세웠습니다.

솟을 대문과 격자창, 문고리 등은 한국 최고의 장인들이 만들었습니다.

중앙 접견실 벽난로에는 한자 편안할 '녕'이 새겨져 있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부인 프란체스카를 위해 쓴 친필글자와 김구 선생의 '한미친선평등호조'도 눈에 띕니다.

ㅁ자 구조의 한옥 관저 안뜰에는 포석정을 재현한 연못도 있습니다.

하비브하우스가 한국 근현대사에서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아관파천.

당시 고종은 하비브하우스의 정원 뒷길을 이용해 러시아공사관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아이젠하워, 카터, 아버지 부시 등 방한한 미국 대통령들이 이곳에서 묵었고, 지난해 방한한 멜라니아 여사도 캠페인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마크 내퍼 / 주한 미국대사 대리]
"미국 재료하고 한국 건축양식 합쳐서 만든 집으로서 아주 상징적으로 우리 한미관계 그냥 눈으로 볼 수 있잖아요. 아주 좋습니다."

채널A 뉴스 황하람입니다.

yellowriver@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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