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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철의 시선]자연으로 돌아간 회장님들
2018-05-23 11:52 사회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소나무야 소나무야
변하지 않는 너

새와 나무를 좋아했던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가 어제 치러졌습니다.

유골을 나무 주위에 뿌리는 '수목장'으로 진행됐습니다.

비석도, 상석도, 봉분도 없었습니다.

고인은 평소 "국토가 죽은 사람의 땅으로 변질하고 있다. 명당이라는 곳마다 산소가 만들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목장은 자연장의 일종입니다. 잔디 밑에 모시면 잔디장, 꽃밭 밑에 모시면 화초장, 나무 밑에 모시면 수목장입니다.

주로 참나무나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사용됩니다.

화장한 유골은 나무 바로 밑이 아니라 주위에 뿌리거나 매장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사설 시설을 이용하면 나무 하나에 1천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비교적 저렴한 공설 자연장지는 전국에 40여 곳 정도 되는데요.

한국장례문화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위치와 비용 등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고 최종현 SK 전 회장. 1998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실제 SK는 지난 2010년 화장장을 지어 세종시에 기증했습니다.

최 전 회장의 화장 소식 이후 화장율은 가파르게 증가해 요즘 열에 여덟은 화장을 합니다. 지난 1994년에 비해 4배로 뛰었습니다.

고 최종현 전 회장은 기업인 최초로 '숲의 명예전당'에도 올랐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수상록에 "죽음은 자연"이라고 썼습니다.

구본무, 최종현 두 대기업 총수가 보여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좋은 장례문화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천상철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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