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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검증’ 빠진 비핵화…싱거운 회담
2018-06-12 19:44 뉴스A

[리포트]
계속해서 하태원 부장과 이야기 이어 갑니다.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싱거운 담판’ 이라는 키워드로 오늘 회담을 평가하고 싶습니다.

[질문1]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고 세기의 담판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싱거운 담판이라고 했네요. 총평을 한다면 어떻게 정리하겠습니까?

잔치는 요란했지만 딱 손에 잡히는 뭔가는 없는 그런 공허한 회담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포괄적이었다고 하는데 너무 포괄적이어서 구체성이 전혀 없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

익히 봐 왔던 두 사람의 싸인만이 머리 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질문1-1] 트럼프 입장에선 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평가하셨습니까?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간것은 맞습니다. 북-미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마주 앉은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입으로 공언했던 내용조차 담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어제 폼페이오 장관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 미국 국무장관]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핵 폐기(CVID)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V(검증), V(검증)이 문제입니다.

[질문2] 저렇게 얘기한 게 하루도 안 됐는데 결국 검증에 대한 내용은 없었던 거죠?

비핵화에 대한 원론적인 의지만 밝혔고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 조차 들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민망스런 상황입니다. CVID가 없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 말도 좀 민망하게 됐습니다. 싱가폴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 발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난 언제든지 협상장에서 걸어 나올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 한번 그런 적이 있죠.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도 불명확합니다. 북한의 비핵화도 아니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했고, 그나마도 약속했다 또는 합의했다는 표현이 아니라 '언급했다'는 표현이 들어갔을 뿐입니다.

[질문2-1] 그러다 보니 미국 언론조차 비판의 소리가 많은 거죠?

보수적 시각을 가진 월스트리트저널도 새로운 약속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구체성이 없다고 했고, CNN도 과거보다 후퇴한 합의라고 질타했습니다.

[질문3] 그런데 오히려 북한이 항상 반발했던 한미연합훈련, 앞서 보셨습니다만 이걸 그만둬버리겠다고 했죠? 이것도 파장이 크겠는데요.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합의도 없었는데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상황들이 생긴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북-미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 것이겠지만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중단시 엄청난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는데요,

한미동맹을 여전히 비용문제로 접근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 같아 아쉽습니다.

주한미군 문제도 언급했는데 당장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전반적인 목표가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질문4] 당장 논란이 앞으로 상당할 것 같은데.. 미국 내에서는 제대로 된 협의도 못 끌어내면서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접만 해준 것 아니냐 그런 여론도 있다면서요? 그건 왜 그런 겁니까.

좀 극단적인 견해긴 하지만 북미 국기가 회담장에 나란히 배치된 모습을 보고 성조기 모독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의 독재자를 너무 호의적으로 대접했다는 점에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제대로 언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질문5] 미국 여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습니까. 이번 회담으로 확실하게 뭘 얻었다 얘기할 수 있을까요?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잃은 것이 없는 회담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면을 전세계에 보여준 것 만으로도 일단 정상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프로세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김정은은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 역시 딱 잡히는 결과물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핵페기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북-미연락사무소 개설이랄지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불가침 선언 같은 것을 얻어 내고 싶었겠지만 그런 내용을 없었습니다. 종전선언 역시 당장 두 손에 거머쥐지는 못했습니다.

[질문6] 그러면 양쪽이 다 웃을수만은 없을 것 같은 상황인데, 결과 발표 전 두 사람 다 전에 없던 결과다 큰 진전이다 호언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뭘 보고 그런 겁니까?

양쪽 다 국내정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11월 중간선거가 걸려 있고 러시아 스캔들에 따른 특검의 칼날이 서슬 퍼런 상황이기 때문에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출국 직전 1시간 반이 넘는 기자회견 역시 이번 성과를 설명하는 것 일색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북한으로 돌아가면 이번 회담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 같습니다. 전세계 언론 중 가장 근접해서 미북 정상회담을 취재한 것은 북한 언론 뿐이었습니다.

아마도 빠르면 내일부터 선전 영상물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문7] 그렇다면 과거 북미가 했던 무수히 많은 협상들, 합의들 그것과 비교해선 어떤 수준입니까?

이번 합의는 북-미 정상간 합의이기 때문에 차관보급 협의체인 6자 회담의 합의와 비교하는게 무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최고위급 차원의 협의인 만큼 약속의 무게가 다르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13년 전 합의죠. 9.19 공동성명에 비해서도 내용이 많이 후퇴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당시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합의 했었고,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검증을 위한 IAEA 복귀도 언급됐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를 통한 불가침 의사가 담겼지만 이번에는 포괄적인 정치적 선언에 그쳤다는 점에서 미완의 합의로 보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질문8] 앞으로 바빠질 사람들이 있겠군요?

합의문에 이름이 오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바빠지게 됐습니다. 후속 합의를 위한 북-미간 고위급 회담이 계속 진행될 것 같습니다. 성김 주필리핀 대사, 앤드류 김 CIA 한국미션센터장의 평양행도 잦아질 듯 합니다.

6.12 북미 담판 결과 짚어봤습니다. 하태원 부장과는 잠시 후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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