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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서 죽음에 내몰린 아이들…36년째 ‘악몽’
2018-06-22 19:41 사회

40년간 4천명이 넘는 소년들을 감금해 놓고 강제노역을 시켰다는 곳, '선감 학원’을 들어보셨습니까.

시설 폐쇄 후 3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통스런 기억과 싸우는 이들이 있습니다.

유주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제강점기, 부랑아를 교화한다며 문을 연 선감학원.

광복 뒤에도 고아나 부랑아 수용시설로 계속 운영됐습니다.

[대한뉴스(1956년)]
"부랑아들도 이곳에서는 당국의 따뜻한 보호아래 직업기술까지 습득하게 됐습니다.”

실상은 정반대였습니다.

1982년 강제폐쇄 될 때까지 아이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하고 폭행과 학대를 일삼았습니다.

옷이 더럽고 불량해 보인다며, 부모 있는 아이를 강제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8살 때 부모님 집 앞에서 끌려 온 곽은수 씨는 선감학원에서 지낸 7년이 지옥 같았다고 증언합니다.

[곽은수 / 선감학원 피해자]
"곡괭이 자루로 맞는 거죠. 한 대 맞으면 개구리 쫙 뻗듯이 뻗죠. 그럼 때리지 말아야 하는데 때린 데를 또 때려요.”

배불리 먹는 건 선전용 사진을 찍을 때나 가능했습니다.

[곽은수 / 선감학원 피해자]
"새우젓에 구더기가 다녔습니다. 그걸 우리는 먹었어요.”

한일영 씨는 한겨울에 체벌을 받다가 동상에 걸려 발가락 3개를 잃었습니다.

[한일영 / 선감학원 피해자]
"육체적으로 흔적이 남은게 이런 거. 발 씻을 때마다 늘 생각이 나는 거니까요"

견디다 못해 섬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 수용자 상당수는 주검으로 발견돼 관도 없이 묻혔습니다.

수용자 4천여 명 중 확인된 생존자는 150여 명.

진상규명 요구가 빗발치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조사를 벌였습니다.

[최혜리 /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 사건이 국가에 의한 아동폭력 사건임을 함께 확인하고."

인권위 조사를 계기로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할 길이 열릴 지 주목됩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com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김지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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