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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탈선의 장이냐…논란의 ‘청소년 클럽’
2018-06-22 19:55 사회

청소년들만 입장할 수 있는 클럽, 이른바 '청클'...들어보셨습니까?

'10대들도 놀 권리가 있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새로운 놀이 문화냐, 탈선의 온상이냐, 논란이 많습니다.

이다해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아 오빠, 아 오빠, 아 오빠 집에 가자!

서울의 한 대학가 클럽.

현란한 조명 속에 춤추는 손님들은 모두 '청소년'입니다.

만 13세부터 19세까지만 입장할 수 있는 청소년 클럽, 일명 '청클'이기 때문입니다.

청클에 다녀왔다는 각종 인증 영상이 6만 개에 이를 만큼,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업주들은 기존의 성인 클럽을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만 '청소년 전용'으로 운영한다며, 음주와 흡연도 금지한다고 광고합니다.

[A청소년클럽 업주]
청소년들을 위해서 만든 곳이에요. 돈도 안돼요. 뭐가 문제가 되는데요?

과연 그럴까.

청소년 클럽을 SNS로 홍보하는 A군, 속칭 'MD'를 직접 만났습니다.

[A군 / 청소년 클럽 MD(19세)]
"사람이 많아서 (술·담배 단속 없이) 들여보낼 때가 있어요. (눈감아 주는 것도) 없진 않아요."

토요일 오후 5시, 청소년 클럽 입장을 기다리는 수십명의 10대들.

상당수가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웁니다.

[주차장 운영자]
"여기 와서 담배 피우고, 말도 못해. 모이면 한 백 명정도 되지. 여자 때문에도 싸우고 짝 맞춰서도 나오고. 요즘에 아주 풍기문란해 여기."

[인근 식당 직원]
"진짜 안 좋죠. 말을 하고 싶기도 한데 고등학생들이 우르르 있다보니까 나가서 말하기도 힘들고 무서우니까…"

술과 담배를 가진 취재진 2명이 입장을 시도합니다.

[클럽 관리자]
"일반 3명 오케이. 짐 보관?"

이번엔 스물 다섯살인 취재진이 들어가봤습니다.

[클럽 직원]
"혼자에요? (네) 담배 있어요?"

신분증 검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클럽 관리자]
"그건 제 실수 인 것 같아요. 확실하게 계속 (검사)하게끔…"

대부분의 청소년 클럽은 '청소년 MD'를 백명 넘게 고용하고 있습니다.

10대 청소년에게 돈을 주고 홍보를 시켜도 되는걸까.

고용 계약서와 보호자 동의서가 없으면 위법입니다.

[A군 / 청소년클럽 MD(19세)]
"그런 것 (고용 계약서) 안 썼어요. 부모님 동의서는 저희 클럽은 안 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유재원 / 변호사]
"18세 미만자에 대해서는 후견인, 친권자의 동의서를 받도록 돼있습니다. 그걸 위반한 경우에는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 청소년 클럽에서 MD로 일했던 B양.

충격적인 증언을 했습니다.

[B양 / 전직 청소년클럽 MD(17세)]
"(남자 MD들이) 여자 게스트들 꼬셔서 밖에 나가서 노래방 가서 술마시고 그런 경우가 좀 많았어요. 가끔씩 게스트들끼리
성 추행한다고 해야하나, 그런 게 있어서…"

청소년 클럽이 탈선의 온상이 될 우려는 없는걸까.

[정윤경 /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나쁘니까 없애야 돼. 그러면 (청소년들은) 이해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거에요. 오히려 이런 에너지를 잘 풀 수 있는
놀이의 장, 이런 것을 건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에요"

밴드 연습이 한창인 서울의 한 청소년 카페.

[정한비 / 16세]
"대회 연습하고 있었어요. 7월 14일에 본선이 있어요."

자발적으로 팀을 만들어 신나게 춤을 추고, 요리와 여행도 즐깁니다.

[장희선 / 15세]
"영화도 볼 수 있고 보드 게임도 있고, 만화책도 볼 수 있고, 선배랑도 많이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 2014년 서울시가 처음 시작할 땐 18개였던 청소년 카페는 지금은 세곳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운영비도 현재는 민간에서 도맡아 턱없이 부족합니다.

[박상용 / 청소년 카페 대표]
"(청소년들이) 편하게 와서 놀 수 있는,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사실은 마을마다 곳곳에 있어야 아이들이 좀 더 창의성을 키우고 탈선하는 부분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 카페에서 음악가의 꿈을 키웠던 20대 청년은 어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라고 있습니다.

[박주헌 / 청소년 카페 출신]
"지하에 어둡고 시끄러운 곳에서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같이 밴드 활동을 한다던가 춤을 춘다든가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그게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cando@donga.com
연출: 김남준
구성: 지한결 이소연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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