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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련의 현장 칼럼]젠트리피케이션, 해방촌의 눈물
2018-07-02 19:55 뉴스A

[리포트]
고향을 그리워하다 미쳐버린 어머니와 양공주가 된 누이, 1959년 영화 ‘오발탄’의 한 장면입니다.

6.25 직후의 암담한 현실을 그려낸 이 작품의 배경은 바로, 해방촌인데요. 해방촌은 갈 곳 없는 실향민들이 미군 폐자재와 판자로 만든 상처어린 공간이었습니다.

요즘, 이곳이 뜨는 동네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판잣집이 사라진 자리에 가난한 예술가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둥지를 틀었습니다.

요샛말로 핫한 곳이 된 해방촌. 값싼 임대료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해방촌도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홍대 앞처럼 삼청동과 서촌처럼 고급화로 임대료가 오르면서 이곳에 자리잡은 상인들과 예술가들이 떠나야 하는 이른바,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시작됐습니다.

44년 동안 정육점을 운영해 온 방춘만 씨 임대료 올리기가 미안했는지 아예 가게를 빼달라고 요구받았다고 합니다.

건너편 골목에서 작은 가게를 차린 30대 청년. 현재 35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임대료가 오를까 걱정입니다.

59년의 해방촌 그리고 오늘의 해방촌이 포개집니다.

그 시절 이곳에 둥지를 틀었던 해방촌 사람들 그리고 떠날 것을 요구받는 오늘의 해방촌 사람들 사연은 달라도 비슷한 운명인지도 모르겠는데요.

정부는 지금 500곳에서 도심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건물주와 족발집 주인의 비극을 기억하실 겁니다.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벌어졌던 일이었습니다.

도시 본연의 얼굴을 되찾자는 도심재생의 성공조건. 무엇이어야 할까요?

앞서 소개했던 30대 청년은 아흔살 할아버지에게서 가게를 빌렸습니다. 그 둘은 웃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릅니다.

도심재생의 성공은 여기 두 사람이 상징하는 '상생'이어야 하지 않을까 해방촌 현장에서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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