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분향소 대 분향소’ 충돌…대한문 앞은 일촉즉발
2018-07-07 19:33 뉴스A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두 개의 분향소가 있습니다.

각각 해고 노동자와 순국 용사를 기리는 분향소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두 분향소 사이에 갈등과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서현 기자가 대한문의 하루를 지켜봤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몸으로 막고있는 폴리스라인 좌우로 두 개의 분향소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지난 달 숨진 쌍용차 해고직원 추모 분향소, 왼쪽은 일부 보수단체에서 세운 연평해전-천안함 순국용사 분향소입니다.

가신 이의 넋을 기리는 곳이지만 두 분향소 사이엔 팽팽한 긴장이 흐릅니다.

어제 오후 3시, 쌍용차 노조가 분향소를 넓히려 하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빚어집니다

"철거하세요. 철거하세요!"
("대한민국에서 허가 받은 거예요.")
"치워라! 치워라!"

충돌을 막으려 나선 경찰은 양측이 뒤엉킨 가운데 턱을 얻어 맞기도 했습니다. 

한낮 열기가 식어 가는 오후 5시. 추모 집회를 준비하는 노조원들 옆에선 반대측의 항의가 끊이질 않고, 날이 저물자 이번에는 소리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양측 스피커에서 동시에 울려퍼지는 추모 집회 발언과 맞불 집회 발언이 뒤섞여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대한문을 지키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조금만 부탁을 했다면 또 자발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함께 했던 동료들이 빠르게 공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고 더 이상 죽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밤이 깊어도 뜬 눈으로 지새는 이들로 분향소의 불은 늦게까지 꺼지지 않습니다.

날이 밝고 태극기 집회가 시작되자 전날과 비슷한 충돌이 반복됩니다.

시민들은 이런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권신애 / 서울 중랑구]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데 대화하는 게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 많다보니까."

쌍용차 노조는 분향소를 한달 넘게 운영한다는 계획이라, 대한문 앞 두 분향소의 불안한 동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newstart@donga.com
영상취재 :이기상 박찬기 조세권
영상편집 : 오훤슬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