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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톡’]초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공개 ‘무리수’
2018-07-13 16:08 기자페이지

그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12일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영어 번역본 (뉴시스 제공)그림 6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 백악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뒤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 친서가 담긴 대형 봉투 (동아일보 DB)

세계 최고의 뉴스메이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새벽 또 깜짝 뉴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매체인 트위터를 통해서 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친서였습니다. 각하(閣下)라는 극존칭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높여 부른 점이 눈에 띕니다. 친서를 쓴 날짜가 7월 6일이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 기간에 받아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폼페이오 면담은 거절했는데 정중한 어조로 쓴 친서를 전달한 게 이채롭습니다. 내용은 그냥 의례적인 찬사가 대부분인데 김 위원장이 사용한 표현 중에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독특한 방식’이라는 대목에 눈길이 갑니다. 과거와 달리 북-미 정상간 채널이 열린 것을 ‘독특한 방식’이라 칭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전격적으로 공개한 속내를 좀 짚어봐야 겠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6, 7일 방북 이후 미국 국내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단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장담했던 6.25 전쟁 미군 유해송환은 아직까지 진전이 없습니다.

심지어 12일에는 유해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위해 판문점에 갔지만 북한으로부터 ‘바람’을 맞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15일 고위급 군사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노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실린 사설이 눈에 띕니다. 11일 한글로 된 사설을 영문으로 번역해 12일 올린 것인데 ‘핵 무력 건설’이란 것을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조선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이었는데 “경제건설과 핵 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위해 중단없이 전진해 온 패기로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전선에서 새로운 번영의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친서 공개를 통해 핵협상 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친서를 받은 지 1주일이 지나서야전격 공개한 것은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 해줍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6월 김영철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예방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넨 왕봉투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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