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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더넓은뉴스]위안부 피해 최초 증언, 배봉기 할머니의 삶
2018-07-25 13:59 국제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이렇게 밝히면서 위안부 문제는 뜨거운 외교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아픈 과거를 맨 처음 공개한 분은 배봉기 할머니입니다.

1975년의 일이었는데 일본인 다큐멘터리 작가가 그 시절 배 할머니를 영상으로 기록해 뒀습니다.

채널A가 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 정부가 줄곧 부정해 왔던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드러낸 배봉기 할머니.

[배봉기 / 위안부 할머니]
"일 별로 안 하고 돈 버는 곳에 가지 않겠느냐고 해서 부산에 갔어요. 가보니 숙소에 여자가 잔뜩 있었어요. 한 70여명 됐는데, ‘곤도’라는 사람이 여자들을 아침저녁으로 모으고 점호를 했어요."

그의 증언은 너무나 아픈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야마타니 / 기록영화 '오키나와의 할머니' 감독]
"묻기 힘들지만, 하루에 얼마나 상대하셨나요?"

[배봉기 / 위안부 할머니]
"병사들은 일요일에 몰려와요. 모두 빨라요. 다른 병사들이 입구에서 빨리 나와라, 나와라 하는데… "

할머니가 위안부 생활을 했던 곳은 오키나와 인근의 도카시키섬. 섬 주민들도 당시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당시 위안소 옆집 할머니]
"여자들은 '이러려던 게 아닌데'라며 자주 울었어. 식당 일 돕는 줄 알고 왔는데 이런 일이었다니, 정말 불쌍했어"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녀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과거를 숨기고 가난, 질병과 싸우며 외롭게 생을 마쳐야 했습니다.

중국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위안소를 지은 최창규 씨는 일본을 향해 말합니다.

[최창규 / 당시 위안소 건축]
"일본은 경제대국이 됐지만, 그런 일 감추고 거짓말 하면서까지 대국이 되고 싶은가."

지난 7일, 도쿄 시부야에서 배 할머니의 기록 영화가 상영됐습니다.

일본 관객들은 전쟁이 여성에게 남긴 폭력을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도야마 고이키 / 일본 도쿄(23)]
"전쟁으로 여성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이 행사됐고, 국가에 의해 그 일이 없었던 것으로 돼 버린 사람들의 존재가… "

배봉기 할머니의 운명을 희롱한 전쟁. 그 전쟁이 끝난 지도 73년이 됐습니다.

종군위안부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에이 뉴스, 서영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강 민
그래픽 김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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