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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련의 현장칼럼]BMW의 사과
2018-08-10 19:59 뉴스A

"What have I got to do? What have I got to do?"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죠?

"When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미안'하다는 말은 너무 힘든 말이네요.

♪ 엘튼 존-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

엘튼 존의 노래입니다.
미안한다는 말은 정말로 가장 어려운 말일까요?

'고졸 신화' '수입차 최장수 토종 CEO'처럼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

그가 90도로 머리를 숙였습니다.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
"불안과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BMW가 불타고 있습니다. 올들어서만 36건입니다. 독일 BMW 본사도 공식 사과했습니다. 불안한 운전자들은 농담 섞인 비난을 내놓습니다.

비싼 돈 주고 BMW를 샀더니 Bus(버스)Metro(지하철)Walking(걷기) BMW로 불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됐다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BMW의 성능만 산 것이 아닙니다.

값비싼 독일차의 안전과 신뢰를 함께구매했던 것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90도 사과에도 불구하고 결함을 은폐한다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과에도 원칙이 있다고 말합니다.

<사과 3계명>
1.앞뒤로 사족을 붙이지 말라
2.책임을 인정하라
3.개선의지나 보상의사를 표현하라

이런 내용인데요.

진심이 담겼느냐가 사과의 알파요 오메가란 이야기겠죠. 그런데 BMW는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이미 발생한 차량 화재에 대한 보상에는침묵하는 등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불편엔 한참 모자라보입니다.

둘러보면 BMW만은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사과는 했는데,듣는 이의 마음을 녹이지 못했고, 그 순간을 벗어나기 위한 변명처럼 들렸습니다.

영화 <신과 함께>에는 염라대왕이 진정한 사과가 얼마나 드물고,용서받는 게 얼마나 아려운지를 말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승의 모든 인간은 죄를 짓고 산다. 그리고 그들 중 아주 일부만이 진정한 용기를 내어 용서를 구하고 그들 중 아주 극소수만이 진심으로 용서를 받는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中

10개월 걸린다는 원인규명,보상, 관련법 정비. 이런 절차는 절차대로 밟으면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BMW는 90도 사과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고의 차를 팔면서 가졌던 자부심에 걸맞게 말입니다.

그래픽: 이수정디자이너
연출: 황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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