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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련의 현장칼럼]어느 노동청에서 생긴 일
2018-08-22 20:03 경제

이번 한 주는 통계의 주간입니다.

한 주 내내 이런 핵심적인 경제 통계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통계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때로는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한 이는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입니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가 있다. 그냥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가 그것이다.”

통계의 함정을 꼬집을 때 인용하는 말이지만, 요즘에는 통계가 가리키는 엄혹한 경제현실에 누구나 귀를 쫑긋하게 됩니다.

통계의 강력한 힘에도 불구하고 이들 숫자에는 궁핍한 시절 구직에 나선 이 남성에게 찾아볼 수 있는 좌절이나 눈물이 묻어나지는 않습니다.

어제 서울 시내 노동청을 찾았습니다. 보일러 일을 했던 백정수 씨를 만났는데, 석 달째 실업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백정수]
"작년에는 (하루에) 4만 7000원인가 나오고, 올해는 5만 원…"
(주 5일 받으시나요?)그건 모르겠어요."

이렇게 하루 6만원 조금 못 되게 정부의 실업급여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7월에만 5820억원이 60만명 가량에게 삶의 숨쉴 곳이 되어 주었습니다.

공사장에서 철근 일을 하는 63세 남성은 상담 후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일은 했지만,일부 고용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던 겁니다.

한 여성을 체불임금을 신고하러 왔습니다.

일할 곳이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불안하죠. 답답하고. 매일매일이 불안하죠. 내가 일을 해야지 살 수 있는데.”

백정수 씨는 서글픔을 말했습니다.

[백정수]
“(우울증을 느낄 때가) 있다고는 봐야죠. 없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래도 아직은 이겨내는 거죠. 일 못하는 게 서글픈 거죠.”

9월이면 정기국회가 시작됩니다.

정치권은 취업자 숫자, 실업률,체불임금 총액처럼 많은 통계를 두고 '예산 전쟁''숫자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부디 그 싸움에 100만 실업자의 간절함이 깊게 배여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픽 : 안슬기 이수정
연출: 황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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