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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아버지!” 기적을 기다리는 납북자 가족들
2018-09-07 20:05 뉴스A

18일 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 회담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에 납치된 부모형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납북가족들인데요. 그들의 아픔 언제쯤 치유될 수 있을까요.

유승진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황인철 / 1969년 아버지 납북]
"저희 아버지가 북한에 강제 억류될 이유는 이 지구상에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남장호 / 1972년 아버지 납북]
"만약에 돌아가셨으면 저희 아버님 유해라도…"

[김태옥 / 1977년 아들 납북]
"더 좋아지면 만나자, 민교야. 민교야."

1969년 12월. 강릉발 서울행 비행기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공중납치 됐습니다. 그 후로 두 살 배기 아들은 아버지를 단 한번도 볼 수 없었습니다.

사무친 그리움은 평생의 한이 됐고, 국가를 상대로 한 외침은 대답없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황인철]
"딱 한 가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같이 목욕하고 싶어요. 같이 목욕도 하면서 내가 진짜 아버지가 계셨구나."

해수욕장에 다녀오겠다던 까까머리 고교생 아들은 40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납북됐다는 안기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남편은 아들을 잃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된 후였습니다.

[김태옥]
"신경쓰고 그러니까 마비가 오더라고. 건강하셨는데. 내가 산소 가서 민교 살았대요. 그리고 울었어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동해바다에 고기잡이배를 띄운건 벌써 50년이 다 돼 갑니다.

3년 전 이산가족 상봉계기에 사망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믿을 수 없습니다.

[남장호]
"유해라도 보내주면 '아 진짜 돌아가셨구나' 하고 믿을거 아닙니까. 종이 쪼가리 하나 주고 믿으라면 어떤 사람이 믿겠습니까?"

대북 선교사업 등을 하다가 비교적 최근에 북한에 끌려간 사람들의 아픔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5년 전 강제 피랍됐습니다.

[김정삼 / 김정욱 선교사 친형]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까지 가시니까. 선교사분들을 같이 함께 대동해서 나왔으면 좋겠다, 기대를 하고 꿈을 꾸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은 6명이나 되지만 정부는 속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피해 가족들의 속을 더 타들어 가게 합니다.

최근 납북자라는 용어를 실종자로 바꾸자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 민주당 송갑석 의원.

[송갑석 의원]
'의원님 안녕하세요 저 채널A에서 왔는데요. 어떤 취지로 법안 발의하셨는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제가 조금 있다가 차분하게 정리해서 설명드릴게요."

'법안을 철회하실 계획은 없으세요?'
"그런 건 없어요."

'없으세요?'
"네"

"가족분들 만나서 좀 설명은 하셨나요?"
"여기까지 하시고 제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납북 가족들은 분노합니다.

[남장호]
"어떻게 납치된 사람을 실종자라고 합니까. 자기 부모 형제가 납치됐는데 실종자라고 하면 좋습니까."

납북자 문제해결을 포함해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은 2년 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승진 기자]
"북한인권법에 따라 출범했어야 할 북한인권재단. 하지만 재단출범이 계속 미뤄지면서, 더는 임차료를 감당할 수 없어 이렇게 보시다시피 사무실은 문을 닫은 상탭니다. 텅빈 사무실엔 이렇게 쓰다만 전선만 널브러져 있는데요. 언제 어디서 사무실을 열 수 있을지 아직도 미지수 입니다."

재단 이사진 구성 비율을 놓고 여야가 대립했고 정부 마저 손을 놓으면서 지난해 재단 예산 117억 원은 모두 불용 처리됐습니다.

내년 예산은 두 달 치 운영 비용인 8억 원에 불과합니다.

[김석우 / 전 통일부 차관]
"창피한 일입니다. 국회나 정당이 제대로 된 자기 책무를 다하지 않는거죠."

정전협정 이후 납북돼 돌아오지 못한 국민은 516명. 남북관계 발전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현실이 고통스럽습니다.

[황인철]
"한 단계 앞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원칙에 따라서 송환을 이루는 것 자체, (그래야)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그런 회담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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