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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1등이지만…울산·거제는 여전히 ‘한겨울’
2018-10-17 20:07 뉴스A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정도를 우리 업체들이 수주하며 조선업에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업체들이 모여 있는 '경남벨트'에는 여전히 한파가 몰아칩니다.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대중공업 공장 주변의 먹자골목. 오랜기간 영업하던 밥집들이 술집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공장 직원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불황기에 술집이라도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한때 복어 요리로 유명세를 탔던 이 식당도 최근 카페로 업종을 바꿨습니다.

[카페 주인]
"(복집 매출이) 70% 넘게 떨어졌죠. 여기 중공업 사정도 안 좋고, 법인카드도 안쓰고 해서… "

근로자로 북적이던 원룸촌도 이젠 옛 이야깁니다.

[A 원룸 주인]
"지금 거의 다 빈방이에요.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5만 원 해도 안 들어와요. 들어올 사람이 없으니까."

지방자치단체도 초비상입니다. 주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울산 동구청 관계자]
"(공무원) 수당이라든지 여비, 업무 추진비… 이런 직원들 관련 경비는 대부분 다 30%이상 감축할 계획입니다."

경남 거제도 마찬가집니다. 2015년 9만2천 명에 이르던 조선업 근로자는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이미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7%까지 치솟았지만 남은 사람들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조선업 근로자]
"(회사는) 금요일에 다 연차를 쓰라고 해요. 연차를 쓰는 건 좋은데 (우리는) 다 출근을 해요. 진짜로 쉬어버리면 눈치가 보이니까."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째 선박 수주 1위를 기록하며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을 따돌리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경기는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수주 물량이 일감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1년의 시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용규 / 상인]
"지금 수주가 됐다고 당장 눈에 보이도록 좋아지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경남의 조선벨트는 힘겹게 보릿고개를 견디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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