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뉴스분석]‘가족 우대 채용 금지’ 명시했지만…
2018-10-19 19:44 뉴스A

서울교통공사의 인사규정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900명이 부부, 부모자식 등 가족관계로 얽힌 교통공사에 이런 채용규정이 있었습니다.

"임직원 가족 및 친척의 우대 채용을 금지한다."

김승련 앵커, 보통 회사에서 이런 인사규정이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아니요. 가족이라고 우대해선 안된다는 거, 상식 아닙니까.

너무 당연한 이런 규정이 생기기까지 도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차례로 짚어 봅니다.

1. 서울교통공사의 문제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 같군요.

보신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문했던 인천공항공사 협력사 9곳에서 14건의 직원 친인척 채용 사례가 있었죠. 이번 국감에서 강원랜드 임직원의 26%가 친인척 관계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가 제보로 밝혀진 것으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2. 가족 채용에 이어 ‘보은 채용’ 논란까지 불거졌더군요.

네. 서울교통공사 얘긴데요. 박원순 시장이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박 시장의 선거를 도운 민주노총 해고자들이 2012년 1월부터 대거 복직했다는 겁니다.

특히 복직한 도시철도공사 해고자 18명 가운데 10명은 대법원에서 '정당해고' 확정판결을 받았는데요. 당시 고용노동부는 서울시가 정치적 논리로 그들의 복직을 결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3. 당시 박원순 시장은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2012년 5월 지하철노조 해고자 가운데 석모 씨가 서울도시철도공사 기술이사에 임명됐는데요. 당시 박 시장은 "지하철 경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적임자라 판단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4. 문제가 된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도 당초 안전직 위주였는데, 노사 합의에서 확 달라진 거지요?

서울시는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계기로 안전 업무 중심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죠. 하지만 노사 합의 과정에서 식당 직원, 이발사 같은 일반 업무직까지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노조의 입김이 이만큼 컸던 건데요. 여당에서도 "박원순 시장이 좀 물러진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5. 이 차장, 인사권이 노조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공기업은 정권에 따라 사장이 바뀝니다. 일관적인 노무 정책을 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지난 7월 교통공사에서 정규직 전환 시험이 있었는데요. 당시 노조는 100% 합격 보장을 요구하며 시험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합격률이 93.6%에 이르자, 이번엔 노조가 추가 시험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는데요. 결국 박 시장은 추가 시험을 연내에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노조에 이끌려다니는 모양새죠.

6. 야당에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여당이 움직여야 하는 문제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이번 일은 강원랜드와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앞서 정부 여당 주도로 은행권 채용비리 전수조사가 실시됐죠. 이번 사례와 어떻게 다른지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입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