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현장에선 집채만한 불길이 번지는 걸 눈으로 보고도 119 신고조차 어려웠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통신두절 때문에 답답한 마음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박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염이 솟구치더니 갑자기 폭발음이 울립니다. 고성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속초까지 옮겨붙은 겁니다.

불씨와 함께 검은 연기가 섞이면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입니다.

[박지혜 기자]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속초의 한 폐차장은 이렇게 폐허로 변했는데요, 화염으로 인해 타이어는 녹아 내렸고, 차량 창문은 모두 깨졌습니다."

폐차장 주인은 신고를 위해 소방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김재진 / ○○ 폐차장 주인]
"신고하면 사람이 전화를 받아야 할 거 아닙니까. 전화는 안 받고 음성 멘트하고 문자만… "

강원도를 삼킨 화마가 일대 통신까지 마비시킨 겁니다.

일부 주민들은 직접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김성곤 / ○○카센터 주인]
"동네 후배들하고 같이 합심해가지고 불을 끄려고. 물 호스 들고 여럿이 모여서… "

새벽 시간, 짐을 싸들고 대피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송연화 / 강원 속초시]
"(불길이) 엄청나게 컸어. 불기둥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게 집채만 했어."

[남순자 / 강원 속초시]
"말을 못해. 동네 한가운데부터 다 벌겋게, 불빛이 비친 것처럼… "

현재도 삶의 터전을 잃은 300명의 이재민들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sophia@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훈 추진엽
영상편집 : 민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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