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일가가 21년간 숨어지낼 수 있었던 건 누군가가 도왔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한보그룹 출신인 이 조력자를 조사했습니다.

정태수 일가의 은닉자금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큰 인물입니다.

성혜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에콰도르에서 사망한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장례식에서 아들 정한근 씨를 도운 건 최측근 송모 씨입니다.

지난 2001년 한보그룹의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입니다.

정태수 부자의 해외 도피생활을 가까이에서 도운 겁니다.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 전 간병인]
"(송 씨가) 가끔씩 집에 와서 본 적이 있습니다."

송 씨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한인 민박과 식당을 운영하며, 정 씨가 차명으로 운영한 회사 '캐나다그란데'의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키토 한인 민박 관계자]
"회사 관련된 거는 심부름도 아예 안 시키고, 절대 근처에 못 오게 했어요."

검찰은 송 씨를 정태수 부자의 숨겨진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핵심인물로 보고, 최근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송 씨 조사를 통해 정태수 부자가 해외에서 차명으로 운영한 회사들을 확인한다는 계획입니다.

정 씨는 기소된지 11년 만에 열린 오늘 첫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송 씨가 정 씨의 해외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고, 범인도피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saint@donga.com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