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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하고 허위 자백…이춘재 아닌 애먼 사람 잡은 경찰
2019-09-23 19:59 뉴스A

이렇게 경찰이 눈 앞에서 유력 용의자를 놓친 사이, 애먼 시민들만 피해를 봤습니다.

무작정 경찰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가 하면, 허위 자백을 강요 당하기도 했습니다.

김단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가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온 사이,

경찰은 애꿎은 시민들만 용의자로 몰았습니다.

[당시 한신대 재학생]
"20대에 젋은 방황하는 친구들을 무작위로 찾아가 조사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잡혀가서 며칠 있다 나타났는데 피투성이 돼서."

특히 1991년 1월엔 "진범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경찰이 체포한 30대 노모 씨는 고문을 이기지 못해 허위 자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칠준 변호사(당시 변호인)]
"접견 갔는데 마치 암기하고 있는 걸 얘기하는 것처럼 들리는 거예요. (범행) 사진을 수없이 보여줬대요. 경찰관의 말과 사진첩이 진술로 바뀐 거죠."

경찰 조사과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남성 2명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꿈 속에서 범인 얼굴을 봤다"는 제보를 받고, 죄없는 30대 가장을 용의자로 몰기도 했습니다.

[김칠준 변호사]
"이 일대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남성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거나 조사 과정에서 혹독한 대우를 받았던 게 또 가슴 아픈 거죠."

33년 만에 유력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죄없이 누명을 쓴 남성들에게 아픈 상처를 남겼습니다.

경찰은 늦었지만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의 신원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채널A 뉴스 김단비 입니다.

kubee08@donga.com

영상취재: 김찬우
영상편집: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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