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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단풍 사이로 “위하여”…아찔한 음주산행
2019-10-17 20:16 뉴스A

울긋불긋한 단풍이 등산객을 유혹하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산 곳곳에서, 몰래 술을 먹는 등산객과 음주 단속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찔한' 음주산행의 실태를 김진이간다,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진>
가을 단풍철을 앞두고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도봉산에 나와 있습니다. 이 전광판에는 음주 산행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눈에 띄는데요, 음주 산행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제가 현장을 직접 돌아보겠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음주산행 금지법. 국공립공원에서 음주 산행을 하다 적발 되면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단속반>
국립공원 특별사법 경찰입니다. 음주하시면 안 됩니다. 정리하시고 (음주) 하지 마세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음주 등산객>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등산로 곳곳에서 여전히 술 마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음주 등산객>
(거의) 다 내려가니까

<단속반>
편하게 내려가셔서 거기서 편안하게 안전하게 드세요

도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 마당 바위에 올라가보았습니다. 단속반이 특히 예의주시하는 단속 지역입니다.

<음주 등산객>
건강을 위하여 / 위하여

큰 소리로 건배사를 외치는 사람들

<단속반>
실례하겠습니다 여기 현수막 붙어 있잖아요 드시지 마시라고

<음주 등산객>
아직 안 먹었어 먹으려고 하는 거야

<음주 등산객>
지금 앉아서 막 건배 한 번 하려고 했는데 지금 막 오셨네

<음주 등산객>
목 축이려 마시려고 막걸리 한 병이잖아

<단속반>
공원 관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드시지 마십시오

술판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음주 등산객>
잔 좀 줘봐. 단속하는 거 아니야? 단속 중이라고 써 있잖아

<음주 등산객>
먹지 마 먹지 마 치워

<음주 등산객>
올라온다 올라온다 치워

단속반을 보고 황급히 술병을 치웁니다.

<단속반>
마당바위 지역이 음주행위를 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소주병 정리하시는 거 다 봤습니다

<음주 등산객>
편의 좀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잘못한 건 인정합니다

막걸리 맛에 산을 찾는다는 일부 등산객들.

산 입구에서부터 술병을 봉지에 가득 담아 올라가는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등산로 입구 가게들은 걸리지 않고 술을 마시는 법을 알려줍니다.

<피디>
올라가서 먹어도 돼요?

<상인>
봉지에 담아 드려요 이런 까만데다 금방 담아드려요

<등산객>
원래는 금주잖아요

<상인>
살짝 모르게 먹으면 아무 말 안 해
골고루 다 있어요 병맥주도 있고 막걸리 시원한 거 있어요

<등산객>
괜찮겠죠?

<상인>
내가 하루 이틀 장사하는 사람이야?
그렇게 되면 다 잡혀가지 술 팔아먹겠어?

단속 장소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상인3>
어디서 마시면 안 되냐면 술 마시고 비틀거리고 떨어지고 사고 나기 좋은데 이런 데는 단속해요

현행 음주산행 단속은 국공립공원에서만 하고 있는데요,

단속 대상이 아닌 산은 어떨까. 경기도 하남에 있는 검단산에 가보았습니다.

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곳곳에 술판이 벌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NA. 술을 마시고 등산을 하는 것, 위험하지는 않을까요?

<음주 등산객>
한 잔 가지고는 괜찮아 다 깨버리니까 땀으로 다 나와 버려

공터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탁자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피디>
도봉산은 음주행위 단속하던데요?

<상인>
조심해야지

<피디>
여기는 안 해요?

<상인>
도봉산은 국립공원이잖아 (여기는 아니고)

이런 음주 산행은 결국 사고로 이어집니다.

지난 6년 동안 국립공원에서만 64건의 음주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사망사고는 10건이나 됩니다.

<등산객>
눈살 찌푸려지고 아이들 데리고 오기도 참 민망할 때가 많아요

<등산객>
우리가 봐도 불안하죠 술 마시면 위험성이 있으니까. 사고 위험성이 확실히 높잖아요

국공립공원이 아닌 곳의 음주 행위는 단속 근거가 없다보니 사실상 방치돼 있습습니다.

<경기도 하남시청 관계자>
저희 공원녹지과에서는 관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계도 활동 위주로 계속 활동을 했고요.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나선 산행. 그러나 술에 취한 발걸음으로 자칫 큰 비극을 부를 수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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