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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친구 앞에서 ‘손가락 V’…경찰은 늑장 통보
2019-10-24 19:56 사회

대전에서 중학생들이 1년 넘게 동급생을 폭행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해 유포했습니다.

문제는 피해학생이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한 다음에도 보복 폭행을 당했다는 점입니다.

무서운 아이들도 문제지만 지켜주지 못하는 어른은 더 문제입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웃옷을 벗은 학생이 주먹과 발로 A군을 마구 때립니다.

애원해 보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습니다.

[현장음]
"일어나! 일어나! 빨리 일어나!"
("너한테 맞으면 나 죽을 것 같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무릎을 꿇고 있는 A군 등을 발로 차는 또다른 학생,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립니다.

다른 동급생을 불러내 원치 않는 싸움을 강제로 시키기도 합니다.

[현장음]
"야 시작, 야! 해, 때려 그냥 발차기해!"

대전 지역 중학생들인 이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 15살 A군을 1년 넘게 상습 폭행했습니다.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A군은 이들에게 맞아 갈비뼈 4대와 손가락 마디가 골절돼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학생 가족]
"(주변에 도와달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들어줄 사람은 없고, 학교에서도 어떤 조치도 없었던 걸로. 자기가 살기 위해서 걔들이 하라는 대로."

A군 가족들이 고소장을 내고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의 대응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신고 사흘 만에 A군은 가해 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는 학생 2명에게 보복 폭행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도 학교전담 경찰관에게 폭행 사실을 1주일 이상 늑장 통보했고,

학교전담 경찰관은 아예 학교에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신변조치 하는 이런 급박하고 주변에 뭐 가까이 범죄 그런게 가까이 있을때 이런 사건을 주로 하는 거거든요.사실."

경찰은 가해학생 6명을 입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온적인 대응 탓에 피해자가 보복 폭행에 노출됐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kh247@donga.com
영상취재 : 박영래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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