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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랑야랑]어수선한 국민과의 대화 / 안에서 새는 바가지
2019-11-20 19:54 정치

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가볼까요?

'도떼기 방송'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Q.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얘기인 거죠?

맞습니다. 사전 각본 없는 국민과의 대화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되기보다 역대 가장 어수선한 소통의 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배철수 / 사회자] 
"잠깐만요." 
(게임 산업으로 질문 있습니다!)

[배철수 / 사회자] 
"조금 질서를 지켜주시기 바라고요. 마지막 질문은 가장 멀리에서 오신 분 질문으로 하겠습니다. 제주에서 오신 분 질문 받겠습니다." 
(제주는 비행기 타고 오잖아요! 더 가까워요!)

[배철수 / 사회자] 
저는 이런 프로그램 처음 했는데 3년은 늙은 것 같습니다.

Q. 자유롭긴 한데 정작 궁금한 내용들을 많이 들을 수 없었던 아쉬움이 남는 진행이었어요.

맞습니다. 아마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런 비판을 피하려다가 오히려 부작용이 난 게 아닌가 싶은데요, 현 정부에 굉장히 우호적인 방송인 김어준 씨조차 이렇게 혹평했습니다.

[김어준 / 방송인 (오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앞부분 좀 보다가 '아, 이건 이렇게 진행될 것 같다. 도떼기시장이 되겠구나' 생각하면서 시청을 멈췄어요."

Q. 그래도 대통령이 직접 나선 오랜만의 소통이니까 안 하는 것 보다는 나아요.

그렇게 봐야 겠죠. 어수선함 속에서도 나름 의미 있는 답변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주목한 건 조국 전 장관 관련 발언입니다. 불과 한 달 사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수석·보좌관 회의 (지난달 14일)]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어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저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했지만 낙마를 하고 말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낙마라는 표현을 쓴 건데요,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대통령도 인정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당사자인 조국 전 장관은 어제 대통령의 말을 어떻게 들었을까요? 오늘 부인 정경심 교수를 면회하기 위해 서울구치소를 찾은 조국 전 장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Q. 대통령께서 어제 장관 임명 관련 사과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Q. 역시 아무말도 안 하네요. 그런데 어제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높이 평가한 게 눈에 띄더라고요.

조국 전 장관의 발언과는 대비되는 발언이었죠.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어제)] 
"검찰 내부에 대한 개혁은 윤석열 총장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면서 낙마와 신뢰 사이에서 너무 오랫동안 국론 분열을 방치한 건 아닌지 하는
그런 아쉬움도 남습니다.

Q. 네, 다음 주제로 가볼까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오늘 오전 여야 원내대표 3명이 미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 국회의 의견을 미국에 전달하기 위해서인데요, 출국할 때부터
미국이 절대 보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시민 A] 
"국민의 의견보다 한미동맹 우선시하는 나경원 대표님 자격 없습니다. 미국에 가지 마십시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번 방위비 협상은 반드시 한미동맹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그러한 동맹, 그러한 협상이 돼야 할 것입니다."
 
[시민 A] 
"한미동맹을 우선시하는 나경원 대표님 미국 가지 마십시오. 국민이 우선입니다."
 
[시민 B]
"한미 동맹 우선해야지 뭐하는 소리야 너희들! 응! 너희들이 지킬 거야. 나라를!"

Q. 나경원 원내대표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끼리 서로 싸우고 있네요.

미국이 봤으면 정말 비웃었을 것만 같은 장면인데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결국 밖에서도 새기 마련이죠.

실제 그랬습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 그제 워싱턴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었는데, 훈훈해야 할 간담회 자리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탈북자) 워싱턴 동포간담회(그제)] 
"닷새 만에 왜 보냈습니까? 탈북자를. KAL를 폭파한 김현희도 100명을 죽인 김현희도 그렇게 안 보냈습니다!" 

[참석자 A]
"사람을 16명이나 죽여서 온 놈들을 한국에 놔둬요?"
 
[참석자 B] 
"봤어요? 당신의 동생이라면 이북 보내겠습니까?" 

Q. 나라 안에서도, 밖에서도 우리 국민끼리 싸우고 있는 모양새네요.

동포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김연철 장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김연철 / 통일부 장관 (그제, 워싱턴 동포간담회)] 
"동포사회라는 것이 한국의 축소판처럼 보여집니다."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하기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우리의 소망을 담아 "더 큰 대한민국" 이런 정했습니다.

네, 외교 안보 문제 만큼은 네편 내편 따지지 말고 국익이 뭔지 머리를 맞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정새나PD, 이혜림PD
구성: 이재명 차장, 김지숙 작가
그래픽: 전유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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