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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의 죽음’…이례적인 ‘검·경·청’ 행보
2019-12-03 20:17 사회

법조팀 최주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최 기자, 한 수사관의 죽음에 검찰과 경찰, 나아가 청와대까지 복잡하게 뒤엉켰습니다. 판도라의 상자 때문이죠?

[답변1] 수사관이 사망한 뒤 검/경/청의 48시간 행보에는 이례적인 모습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백원우팀'에 속해 있었던 A 수사관의 유류품 때문입니다.

유서로 알려진 메모 9장과 A 수사관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는데, 이 휴대전화를 분석하면, 통화기록 뿐 아니라 문자, 텔레그램 메진저 등을 통해 누구와 연락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할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질문2] 자, 그렇다면 하나씩 타래를 풀어보죠.

판도라의 상자를 손에 쥔 건 검찰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검찰이 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거죠?

[답변2] 경찰이 보관 중이던 자살 사건 유류품을 검찰이 확보려고 경찰서를 압수수색한 게 이례적입니다.

부검 결과 사인이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라면 휴대전화를 확보할 이유가 없고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겠죠.

그런데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A 수사관의 사망 사건만이 아닌, 특별감찰반원의 직권남용 혐의도 언급돼 있습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된 사건 수사에 반드시 필요한 증거자료라는 의미입니다.

A 수사관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누구와 어떻게 연락했는지, 압박은 없었는지 확인하려면 휴대전화 분석이 필수입니다.

김조원 대통령 민정수석은 검찰이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대해 불편함을 내비쳤습니다.

[김조원 / 대통령 민정수석]
"고인이 남긴 유품이 빨리 오늘이라도 돌려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씀 있었습니다."

[질문2-2] 일각에서는 유류품을 보관했던 서초경찰서 서장과 청와대의 관계를 의심한다고요?

[답변2-2] 김종철 서초서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최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에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죠.

결국 윤 실장과 함께 근무한 인사가 휴대전화 분석을 지휘하는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이 신속하게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김 서장은 "국정기획상황실 치안팀 출신은 맞지만 의혹과는 전혀 무관한 부서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3] 경찰의 반응도 이례적이에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까지 가져왔는데도 이 휴대전화를 순순히 넘기지 않았잖아요.

[답변3] 어제 압수수색 현장에서 검찰이 휴대전화를 요구했을때, 경찰은 "상부와 충분히 논의를 해보겠다"며 1시간 가량 시간이 지난 뒤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 참여하겠다"라고 검찰에 이례적으로 공동 포렌식 작업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참관만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질문4] 청와대의 행보도 평소와 다릅니다. 수사가 진행 중인데, 매일 대변인이 입장을 내요.

[답변4] 청와대는 A 수사관이 사망한 당일부터 오늘까지 여러 차례 서면으로, 또 구두로 공개 입장을
발표해왔죠.

오늘은 검찰을 향해 경고도 했습니다.

[고민정 / 청와대 대변인]
"검찰은 12월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 내부에선 "청와대가 수사 상황을 알 수 없어서 조급한 마음에 해명 횟수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질문5] '조국 사태'에 이은 검찰과 청와대의 2차 전면전 양상인데, 꽤 갈 것 같죠?

[답변5] A 수사관 빈소 조문만 봐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필두로 검찰은 어제 저녁에, 청와대 전·현직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은 오늘 오전에 했거든요.

휴대전화 분석결과가 나오면 검찰과 청와대의 대치가 더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검찰이 A 수사관 휴대전화 잠금 상태를 아직까지는 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검찰은 잠금 장치를 푸는대로 경찰이 참관하는 디지털포렌식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없기에 모두가 더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최주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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