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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가 지목한 ‘문화예술계 권력자 돼지’ 누굴까
2020-02-12 19:56 문화

원로시인 고은의 성추행을 고발했던, 최영미 시인이 최근 시집 '돼지들에게' 증보판에서 또 다시 미투 폭로를 암시했습니다.

시에 등장하는 탐욕스러운 '돼지'가 누구냐를 놓고 논쟁이 뜨거운데요.

채널A가 최영미 시인을 만나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영미 시인은 이번 개정판 시집에 탐욕스러운 '돼지'들을 묘사한 연작 3편을 실었습니다.

시인이 생각한 '돼지'는 누구일까.

[최영미 / 시인]
"어떻게 하면 성추행할까, 어떻게 하면 여성들을 내 것으로 만들까. 이런 온갖 잡스러운 계산, 머릿속으로 잡스러운 생각으로 가득한데 입을 열면 우아한 말들을 쏟아내는 위선적인 지식인들의 행태를 고발한 거예요."

'돼지'의 실제 모델 중 한 사람은 문화예술계 권력자였습니다.

[최영미 / 시인]
"문화예술계 인사였고 나름대로 작은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죠. 아주 작지는 않았지만."

다만 진보 좌파 활동가들을 저격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최영미 / 시인]
"위선자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있죠."

여성들이 처한 현실의 부조리를 포착해온 최 시인은 대학 시절 학생 운동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최영미 / 시인]
"(1987년 대선 때) 진보 진영 후보 선거 캠프에서 합숙하면서 일이 생겼어요. 일터이든 학교든 간에 젊은 여성들이 늘 처해있던 위험이라 생각해요. 성폭력은."

시집에 새롭게 실린 시에는 '왜 최 시인이 고발자가 됐냐'는 문단의 뒷말에 대한 답도 답겼습니다.

[최영미 / 시인]
"좀도둑도 살인자를 고발할 수 있고, 살인자도 살인자를 고발할 수 있어요. 완벽한 사람만 누굴 고발할 수 있나요?"

최 시인은 최근 불공정 계약을 거부하며 이상 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후배 여성 작가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최영미 / 시인]
"이게 뭐지, 잘못된 관행이 있구나. 문단이란 게 그녀들의 공헌이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sophia@donga.com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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