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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3세대를 살아온 화교인데…“아직도 눈총”
2020-02-18 20:08 뉴스A

코로나 19 사태로 화교나, 중국인 유학생, 중국인 장기체류자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는데도, 괜히 주변 눈치를 봐야 하는, '따돌림'까지 겪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시죠.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중국인 혐오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확산하는 ‘중국 포비아’에, 몇 세대에 걸쳐 한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중국인들은 아직도 ‘이방인이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합니다.

중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따가운 눈총을 받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유명한 짜장면 맛집들이 있어 북적였던 인천 차이나타운인데요, 요즘은 사람이 살지 않는 '드라마 세트장'에 온 느낌입니다.

항상 줄을 서야 했던 이 유명 중식당,

지금은 찾아오는 손님도 거의 없고, 잡혀있던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식당 관계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현대 / 중식당 대표]
‘차이나타운’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손님이 갑자기 발길이 뚝 끊긴 겁니다.

당분간 문을 닫아버린 가게들도 많았구요.

화교 2, 3 세인 이곳 상인들은, 처음 겪는 상황이라며, '이러다 차이나타운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마저 든다고 합니다.

[기념품 판매 상인]
손님이 있을까봐 나왔는데 또 이래요. 오늘 저희 가게 매상은 1200원 밖에 못 팔았어요.

서울의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대림동. 이곳의 중국인들은 일자리를 못찾고 있습니다.

[직업소개소 대표]
바이러스 확산으로 춘절 전후 입국자는 출입금지 합니다.

직업소개소에선 최근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을 못들어오게 합니다.

[직업소개소 대표]
바이러스가 퍼질까 봐 내가 붙여놨습니다. 우리도 걸릴까 봐 걱정되죠.

새벽 인력시장에서도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은 일을 찾기 어렵습니다.

[중국인 구직자]
여권 있어야 해요. 여권 없으면 일 안 시켜요.

여권에 찍힌 출입국 날짜를 통해, 최근에 중국을 다녀오지 않았다는게 확인돼야, 그나마 일을 구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 구직자]
(여권) 다 들고 다녀요. 한국에 입국한 시간이 다 쓰여 있다고요.

[피디]
중국 분들한테만 이렇게 가져오라고 하는 거예요?

[중국인 구직자]
그렇죠. 병 걸리면 우리 다 같이 병 걸리는데 이해는 가요

코로나 19 사태 이후, 중국인들은 공공장소에선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가급적 말을 아낀다고 합니다.

한국 대학에 유학중인 중국인 심자걸 씨.

[심자걸 / 중국인 유학생]
지금 한국에 온 지 1년 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중국에 가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자신을 피하는 장면은 매일 본다고 합니다.

[현장음]
(중국어 통화 소리)

중국어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데요,

옆에서 들려오는 중국어에 당황한 여성, 일행인 남성의 팔을 끌며 자리를 옮깁니다.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에서 만나

[현장음]
(중국어 대화 소리)

중국어로 인사를 나누며 의자에 앉자,

뒷편에 앉았던 한 중년 여성은, 놀란 듯 고개를 돌려 보더니, 이내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다른 자리로 옮겨 가 앉습니다.

[심자걸 / 중국인 유학생]
일어나서 다른 자리에 앉았어요. 그래서 나는 슬펐어요.

최근에 중국을 다녀오지도 않았는데, 중국인이란 이유로 시선을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합니다.

[임해순 / 대림동 상인]
(중국인은) 잘 안 다녀요. 다녀도 마스크 꼭 하지. 혹시 그런 병 없는 데서 왔다 하더라도 남들이 안 좋아하니까 그냥 집에 있다는 사람도 있어.

[노태호 / 중국교포]
우리가 (병을) 발생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중국 사람이 다 병 있는 것도 아니고 다 같은 사람인데

코로나 19 사태 극복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는 때입니다. 어려운 시기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넘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한번, 차분하게, 어려움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김진이 간다의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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