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급식재료 배추 뽑아버렸다”…판로 못 찾아 ‘거름’으로
2020-03-16 20:10 뉴스A

개학이 연기되면서 불똥이 튄 곳이 또 있습니다.

급식재료를 공급하던 농가입니다.

힘들게 키운 농작물을 내다버리기도 하고, 지자체가 나서서 팔기도 합니다.

유승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가 텅텅 비어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급식에 들어가지 못한 얼갈이 배추들을 몽땅 뽑아버린 겁니다.

도매에 내놓으면 헐값에 팔려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염현수 / 고양 채소 농가]
"겨우내 4개월 정도 키워 놓은 건데… 4개월 키워놓고 (학교에) 못 들어간다는 소리 들었을 때는 막막하죠."

미처 뽑지 못한 배추에는 꽃대까지 자라났습니다.

[유승진 기자]
"급식에 들어갔어야 할 얼갈이 배추들은 결국 판로를 찾지 못해 이렇게 맞은편 콩밭에 버려져 거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이들 된장국에 넣는 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음]
"지금 수확시기가 늦어서 전부 다 이렇게 큰 거예요."

개학날만 기다리며 이파리만 계속 뜯어내다가, 아예 싹을 잘라버리기도 합니다.

올해 처음 학교 납품용 깻잎 재배를 시작한 지정호 씨도 울상입니다.

금방 시들어버리는 깻잎들을 땅에 묻었습니다.

[지정호 / 천안 깻잎 농가]
"농사꾼이 자기 농작물을 자식같이 생각하는데 마음이야 당연히 아프죠."

한창 제철인 딸기도 아이들 밥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도현수 / 천안 딸기농가]
"친환경 농산물뿐만 아니고 일반 농산물도 판매가 안 되다 보니까 딸기가 상하고 하니까 그 전에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급식 등이 중단돼 쌓여있는 감자 110만 개 판매를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자를 포장할 사람이 부족해 하루에 8천 개밖에 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에도, 개학이 또 연기될 가능성이 커지자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염현수 / 고양 배추 농가]
"(개학이 또) 연기되면 우리 농가로선 진짜로 힘들어요. 진짜 많이 힘들어요."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현, 임채언
영상편집 : 방성재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