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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때문에 못 살겠어”…한강변에 뜬 벌레와의 전쟁
2020-06-05 19:44 사회

팅커벨, 동화에 나오는 요정 이름이지만 경기 남양주에서는 골칫거리입니다.

밤마다 몰리는 벌레의 이름인데,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독한 약도 쓸 수 없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구자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밤 하늘 가로등을 향해 흰색 벌레들이 어지럽게 달려듭니다.

신호등이나 간판 등 불빛이 켜진 곳마다 비슷한 모습이 펼쳐집니다.

주로 물가에 서식하는 동양하루살이떼입니다.

[이동규/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
"물 속에 있는 여러 가지 오염 유기물질들을 먹는 게 하루살이의 유충들이거든요…그런데 이게 질병을 옮기는 종류는 아니고요."

큰 날개 탓에 동화 속 요정 팅커벨로도 불리지만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동양하루살이떼는 시민들의 큰 걱정입니다.

[주미숙/남양주시]
"엄청 심각해요. 가게 간판불을 켤 수가 없고 걸어 다니다가도 몸에 다 달라붙고…어휴 막 정신이 없어요. 정말 미세먼지보다 더 심각해요"

[박애숙/남양주시]
"길거리에 하얗게 유리조각 마냥 반짝 반짝거려. 그게 쫙 깔려 있는거야, 그거 밟으면 따다닥 소리 나면 얼마나 소름 끼치는지 몰라"

물이 있는 곳은 더 심각합니다.

[인해자/남양주시]
"밤에 운동을 나오면 입을 열면 안 되고요. 눈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눈처럼 날리는 듯이 그렇게…"

[구자준 기자]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남양주시는 하루살이의 서식지가 될 만한 강변의 나무들을 이렇게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남양주시는 전담팀까지 꾸려 "동양하루살이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완전 퇴치는 쉽지 않습니다.

[박신환/남양주시 방제 TF 팀장]
"하루살이 한 마리가 알을 2천개에서 3천개를 낳기 때문에 다 잡는 것이 사실 불가능…"

동양하루살이떼가 서식하는 곳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약품도 제대로 뿌릴 수 없어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취재:추진엽
영상편집: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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