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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안산 유치원에선 무슨 일이…식중독 알고도 숨겼다?
2020-06-27 19:50 뉴스A

경기도 안산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원생과 종사자 중 절반 이상이 식중독에 걸렸고, 원생 15명은 일명 '햄버거병'이 의심된다고 하는데요,

백브리핑, 최석호 기자 나왔습니다.

Q1. 최 기자, 유치원 측이 식중독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는 얘기는 뭔가요?

당초 해당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고 알려진 날은 지난 16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유치원에서 첫 환자가 나온 게 16일이 아니라, 12일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12일 이미 아이들에게 목이 붓고 열이 나는 증세가 나타났고, 설사와 복통까지 호소해서 병원 응급실에 갔었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유치원에선 보건소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고,

보건소 측은 16일 오후 안산 고려대병원으로부터 "여러명의 식중독 어린이가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야 사실 파악에 나섰습니다.

방역당국이 해당 유치원에 대해서 등원 중지를 결정한 게 19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유치원은 1주일이 지나서야 문을 닫은 겁니다.

Q2. 식중독도 식중독이지만, 합병증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잖아요. 아이들이 투석치료까지 받고 있다고요?

유치원 원생과 종사자 202명 중에요, 절반이 넘는 111명이 식중독 유증상자로 확인됐습니다.

접촉자까지 포함해서 57명이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환자로 확진됐는데요,

원생 15명은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일명 '햄버거병'이 의심돼서 병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상태가 위중한 4명은 투석치료 중입니다.
 
Q2-1. 4년 전 햄버거병에 걸린 아이가 기억나는데요. 당시에도 투석 장면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샀잖아요?

제대로 익히지 않은 쇠고기나 상한 우유, 채소를 먹고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뒤에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면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건데요,

4년 전 경기 평택 맥도날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은 4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햄버거병에 걸린 적이 있습니다.

2~3시간 뒤 복통을 호소하더니 3일 후에 설사에 피가 섞여 나왔고, 결국 신장의 90%가 손상돼서 지금도 하루 10시간씩 투석을 하고 있습니다.

고통이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한번 투석을 하고 나면 몸무게 1kg씩 빠지고, 성장호르몬이 나오지 않아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햄버거병 환자의 대부분은 5살 이하의 어린이들인데요,

당시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비슷한 증상을 보인 어린이 5명의 부모가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소했지만, 재판에 넘겨지진 않았습니다.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Q3. 인터넷에 보면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도 아이들이 투석을 받고 있는 안타까운 사진들도 올라와 있더라고요.

원생의 큰아버지라고 밝힌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어린 아이가 몸에 호수를 꼽고 투석을 받고 있고요, 신장이 망가지면서 오줌 배출이 원활치 않아서
발은 복숭아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들은 피를 말리는, 지옥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일을 통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Q4.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보건당국은 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유치원에서 수거된 음식은 물론이고, 유치원에 고기를 납품한 축산물 도매업체에 대한 검사 결과에서도 식중독 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Q5. 빨리 원인부터 밝혀야겠는데, 유치원 원장의 해명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더라고요. 도대체 뭐라고 한 건가요?

"급식이 아니라, 유치원 앞 장터에서 파는 음식이 감염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는 건데요,
 
알고 보니 유치원 원장도 식중독에 감염됐고, 유치원은 급식규정도 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품위생법엔요, 집단급식이 이루어지는 곳에선 매회 1인분 분량의 급식을 엿새 동안 얼려 보관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요,

그런데 이 유치원에선 지난 10일에서 15일 사이 아이들에게 먹인 음식들을 일부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산시 관계자]
"10일부터 15일 것까지 보존식이 총 27~28개 있어야 하는데 간식들이 6개가 누락 돼 보존을 안 한 거예요. 균이 나올 수도 있고…"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는 유치원을 업무상 과실치상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백브리핑,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bully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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