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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동상도 ‘봉변’…유럽 곳곳 ‘인종차별’ 움직임
2020-07-05 19:53 뉴스A

인종차별에 항의한다는 표시로 동상을 훼손하는 일이 미국을 넘어 유럽 곳곳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이죠 인어공주도 봉변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항구에 있는 인어공주 동상.

이 동상이 앉아 있는 바위에 검은 글씨로 '인종차별주의 물고기'라는 낙서가 적혀 있습니다.

덴마크의 대표적인 작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기념해 1913년 만들어진 뒤 대표적 관광자원이 됐지만 인종차별 논란의 표적이 된 겁니다.

동화에선 인종차별 요소가 없지만 디즈니가 제작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실사판에 흑인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인어공주의 피부색이 논란이 됐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경찰은 용의자를 추적 중입니다.

1800년대 말 아프리카에서 잔혹한 식민 통치를 한 벨기에의 옛 국왕 레오폴드 2세 동상도 붉은 페인트로 훼손됐습니다.

동상이 철거되자, 시민들은 박수를 칩니다.

[베르나르 / 벨기에 시민]
"국제적인 인종차별 항의 흐름에 비춰볼 때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탈리아의 역사 저술가이자 언론인인 몬타넬리의 동상도, 붉은 페인트 세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12살 아프리카 소녀와 결혼해 성노예로 삼은 몬타넬리에게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서가 적혀 있습니다.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프렌조 / 이탈리아 시민]
"이탈리아 역사를 만든 사람을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시작된 인종차별 항의 움직임이 유럽 곳곳에서 동상 훼손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독립기념일 전야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다시 한번 겨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고 영웅들을 헐뜯으며, 우리의 가치를 지우려는 무자비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기 위해 독립기념일 연설을 이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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