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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안 할 거면 말 마라”…동료들 진술 뭉갠 경찰
2020-07-06 19:26 사회

이런 고통에 시달리던 고 최숙현 선수와 동료들이 용기를 내 신고를 한 곳은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팡이가 가리킨 곳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였다는 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스포츠인들은 최 선수가 사회적 타살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김재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최 선수가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동료들.

경찰관의 발언에 깜짝 놀랐습니다.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B 선수 / 고 최숙현 선수 동료]
"신고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으며, (가해자는) 벌금 20~30만 원에 그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해자들이 벌금형에 그칠 경우,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마주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B 선수 / 고 최숙현 선수 동료]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술인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진술을 묵살할 취지가 아니었다고 부인했습니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
"수사관은 그런 취지는 아니었다고 그렇게 하는데, 그리고 참고인의 진술을 삭제하고 이런 것은 있을 수가 없는 내용이고."

40여개 스포츠·시민사회 단체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허정훈 /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이번 사건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도와달라, 살려달라 외치는 한 선수에 대해 해당 시도 체육회와 연맹은 시스템이 고장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최 선수 측은 2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에 자신의 문제를 알렸습니다.

이후 경주시청과 대한체육회 등에도 피해를 알렸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에는 인권위에 진정서를 다시 내기도 했습니다.

최 선수 관련 사건은 대구지방검찰청이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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