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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장마철 바다의 민낯…쓰레기에 몸살
2020-07-27 19:57 뉴스A

네. 장마가 육지를 쓸고가면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냉장고처럼 기상천외한 쓰레기까지 나와서, 밤낮없이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권솔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이곳은 울산항입니다.

제 뒤에 보이는 게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배, 청항선인데요.

이렇게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몰아칠 때 바다 위가 쓰레기장처럼 변한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보겠습니다.

빗속에서 출항한 청항선. 5분도 안 돼 대형 쓰레기가 발견됩니다.

[현장음]
"벌려. 닫지 말고 벌려."

부피가 작은 건 긴 막대에 연결된 뜰채나 걸쇠로 직접 거둬들입니다.

[현장음]
(몸이 휘청거리는데요.) 배가 휘청거리면 더 힘들어요. (이런 건 몇 kg 나가요?) 200kg 이상. 물이 차고 흡수되면 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해양환경공단에서 전국 14개 무역항에 배치한 청항선은 모두 22척.

수거되는 바다 쓰레기는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1만 2170톤에 이르고, 올해 1분기에만 6백 64톤에 달합니다.

[정재욱 / 청항선 선장]
"1년에 울산항에서 (건지는) 쓰레기는 2백여 톤 됩니다. 한밤 중에 나가 여명이 틀 때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권솔 기자]
"지난 이틀간 수거한 바다 쓰레깁니다.

어민들이 쓰는 그물망부터 육지에서 밀려들어 온 생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서 제 키를 훌쩍 넘습니다.

[정재욱 / 청항선 선장]
"65% 정도는 육상에서 하천을 통해서 쓸려 내려오는 상황이고요,어로작업 하거나 낚시 행위, 또 해양 시설물들 공사구간들에서…."

울산 앞바다에 모이는 쓰레기는 태화강을 통해 들어옵니다.

서핑족들 너머로 버려진 이불과 베개, 깨진 유리창이 눈에 띕니다.

[현장음]
"장판도 버려져 있고요. 플라스틱 페트병은 아예 화석처럼 박혀서 이렇게 힘을 줘야 빠집니다"

울산항 주변 공장 지대도 상습 쓰레기 투기 지역입니다.

거미줄 쳐진 폐타이어가 눈에 띄고 빗물이 빠져나가는 수로에는 녹슨 부탄가스도 나뒹굽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물길을 따라 해안으로 떠내려오는 겁니다.

대놓고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울산항 부둣가 상인]
"낚시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온갖 쓰레기 다 버리고 가요. 자기 입던 옷 같은 거 이불도 다 버리고 가요."

환경 오염에 주민도 괴롭지만,

[울산항 주민]
“악취가 많이 나지, 여기뿐만 아니고 (온)천지다.”

해양생물들은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형철 / 청항선 기관사]
"그물이 떠 있다고 하는 신고였는데, 건져서 올려봤는데, 저희도 잘 못 보는 생물이 있는 거예요. 거북이였는데, 마음이 아팠죠."

쓰레기 수거 작업 중 구조된 동물은 방생합니다.

[현장음]
"잘 가라 거북이"

바닷속으로 잠수해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활동가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모두 치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권솔 기자]
바다로 흘러간 쓰레기 대부분은 회수되지 않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습니다.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해양 쓰레기.

그 시작은 이렇게 무심코 버린 작은 쓰레기였습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PD : 김종윤
영상취재 : 김기열
자료조사 : 신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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