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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할퀴고 간 집은 흙탕물 범벅…복구 나섰지만 ‘막막’
2020-08-06 19:47 사회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기면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지난 밤을 지샌 강원 철원군 주민들은 날이 밝자마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진흙으로 뒤덮인 집은 복구 작업을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망연자실한 채 눈물만 흘리는 그들과 강경모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박금화 / 생창리 주민]
"어제도 하루 종일 울었어요. 제가 왜 이곳으로 시집을 와서 애들까지 고생을 시키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나는 거에요."

흙탕물 범벅인 집을 본 주민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대피소에서 가슴을 졸이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지만, 폭우가 할퀴고 간 흔적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지대에 자리잡은 이 마을은 8월 들어 계속된 집중 호우로 세 번이나 침수 피해를 당했습니다.

[지연정 / 생창리 주민]
"원래는 두 집 살림이 다 쌓여 있었거든요. 그런데 (물에 떠내려가) 다 없어졌어요."

[강경모 기자]
"물에 잠겼던 마을은 온통 진흙밭으로 변했는데요. 주민들은 못쓰게 된 가재도구들을 집앞에 수북이 쌓아놨습니다."

중장비와 군 장병이 복구작업에 투입됐지만 간간이 쏟아지는 장대비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완전히 물에 잠겼던 마을도 물이 빠지자 참혹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농기계엔 잡풀들이 잔뜩 끼어있고, 가스통은 흙바닥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아예 복구를 포기하고 대피소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김수남 / 강원 철원군]
"치우는 게 걱정이야. 사람도 별로 없잖아. 대부분이 혼자 살거나 많이 살아야 두 사람 살고 그러니까…"

한탄강이 넘친 건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입니다.

아직도 280명 넘는 이재민이 임시 대피시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김은자 / 강원 철원군]
우리는 바라는 게 다른 거 없어요. 이주만 시켜준다면 그게 소원이에요."

지금까지 750mm가 넘는 비가 내렸던 철원 지역에는

모레까지 최대 100mm의 비가 또 예보돼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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