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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땅이 일본 소유?…‘일제 흔적’ 토지대장 정리 나선다
2020-08-14 20:18 사회

내일이면 일제의 침략이 끝나고 광복을 맞은지 75년쨉니다.

그런데 내가 사는 집, 내가 일하는 건물이 등본 상 일제시대 일본 회사 소유일 수도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서울에만 일제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3000곳이 넘습니다.

이지운 기자가 문제의 장소들을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이지운 기자]
"대기업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서울의 한 특급 호텔입니다.

그런데 이 호텔 건축물 대장을 떼 보면 최근까지도

고바야시 라는 이름의 일본 회사가 주인인 것으로 적혀 있었는데요.

어떻게 된 영문인지 함께 확인해보시죠."

사실 이 호텔은 일제강점기 일본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호텔을 짓기 40여 년 전 이 땅은 일제시대 공장 부지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광복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치면서 토지대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70년 넘게 토지 대장에는 일제시대 일본회사의 소유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을지로와 충무로 일대에 특히 많습니다.

폭이 채 2m도 안 되는 좁은 골목길이 일제의 관공서 소유로 등록돼 있는가 하면,

1970년대에 재개발된 상가 땅은 일본인 개인 소유로 기록돼 있기도 합니다.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서소문역사공원'도

등본 상에는 일본 사람이 보유한 가정집으로 돼 있습니다.

[박연이 / 서울 중구]
"시골 농사 짓는 땅도 일본 앞잡이들이 빼앗아 가고 그랬어요. 옛날 부자들 땅 빼앗아서 일본 앞잡이 주고 그랬어요."

서울시에만 3000곳이 넘는 땅이나 건물에 이런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토지대장 속 일제 잔재 기록들을 모두 지우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영균 / 서울시 지적재조사팀장]
"현장조사와 항공사진 판독을 통해서 (주인 없는 땅은) 국가 소유로 귀속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광복 75주년을 맞는 올해,

단순히 서류상 일본이름 몇 글자를 지우는 작업이 아닌, 우리 땅의 혼을 되찾는 의미가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임채언
영상편집: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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