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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숨진 공무원 ‘자진 월북’에 무게…근거 있나?
2020-09-24 19:39 정치

정부는 이렇게 북한이 민간인을 사살한 것이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숨진 공무원이 월북했을 가능성은 높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신발을 벗었다', '구명조끼를 입었다' 이런 이유들입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월북을 단정하기는 일러보이는데 말입니다.

박수유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종 공무원이 타고 있던 499톤급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입니다.

신고 사흘 만에 소연평도 앞바다에서 해양경찰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실종 경위를 밝히기 위해서인데 앞서 군은 자진 월북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신발을 배에 벗어놓은 점, 부유물을 이용해 헤엄쳤고, 북한 단속정에 월북 의사를 밝힌 것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선실 밖을 나올 때는 항상 구명조끼를 입게 돼 있고 벗어 놓았다는 슬리퍼도 밧줄 사이에 부자연스럽게 놓여 있어 의문이 큽니다.

또 공무원 신분증 등 모든 소지품은 배에 그대로 두고 휴대전화만 갖고 실종됐다는 점에서 실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훤한 대낮에 무려 20km 거리를 헤엄쳐 월북을 시도했다는 자체가 납득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연평도 주민 A씨]
"(그 거리는 헤엄쳐서) 못 가요. 배 타고 가야지."

[연평도 주민 B씨]
"진짜 헤엄쳐서 갈 생각이었으면 (더 북쪽인) 대연평도에서 올라갔지. 소연평도에서 그냥 헤엄쳐서 가기에는 사실 힘든 거리라서."

해경은 선박 내 CCTV 2대는 고장나 실종자 동선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실종자의 은행 및 보험 계좌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동삼 / 인천 해양경찰서장]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군과 해경 등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된 우리 국민을 월북자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박수유 기자 aporia@donga.com
영상취재 강철규
영상편집 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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