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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성약품, 서울 일부 병원도 종이상자로 배달
2020-09-24 19:44 사회

다음 소식입니다.

독감 백신 유통 사고와 관련해 저희가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입니다.

사고를 낸 신성약품 측은 500만 명 분량 중 17만 명 분량만 상온에 노출돼 문제가 있다고 했지요.

하지만 업체 측이 냉장 설비를 갖춰서 정상 배달했다는 수도권 지역의 여러 병원 CCTV를 저희가 입수했는데요.

냉장 보관함 없이 그냥 종이상자에 넣어 배달되고 있었습니다.

이지운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에 있는 병원 입구 CCTV 영상입니다.

커다란 종이 상자 2개를 든 남성이 병원으로 들어섭니다.

남성은 종이상자를 접수대 옆에 내려놓고, 확인 서류를 간호사에게 건넨 뒤 병원 문을 나섭니다.

이 종이 상자에 들어 있던 건 신성약품이 유통하는 독감 백신 700개입니다.

백신을 병원에 배송할 때는 냉매가 달린 캐리어를 이용해 영상 2~8℃를 유지했다는 신성약품 측의 설명과 달리

종이 상자 상태로 병원에 전달된 겁니다

병원 측은 종이 상자를 받았을 때 차가운 기운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A 병원 원장]
"택배 오듯 2박스가 그냥 왔어요. 그냥 놓고 간 거에요. (간호사가) '안 시원해요, 그냥 왔어요.' 해서 그럴 리가. 이상하다…"

서울의 또 다른 병원에서도 백신을 종이 상자에 담긴 상태로 전달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B 병원 원장]
"일반 종이상자 안에 내용물 백신만 있었습니다. 간호사가 수령했을 때, 그분이 봐도 이상하니까 저를 불렀거든요. 이렇게 오면 안 될 것 같은데…"

신성약품 관계자는 "배송 기사들에게 백신을 냉매 캐리어나 아이스박스에 담아 운반하게 교육한다"며 "현장에서 이 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모든 백신은 냉장 설비를 갖춘 차량으로 운반했다며, 종이상자의 특성상 표면에선 냉기가 안 느껴질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신성약품은 문제가 된 건 하청 업체를 통해 지방으로 배송한 일부 백신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배송한 수도권 지역 백신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신성약품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서울 지역 병원에서도 부실 배송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방역 당국이 백신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한 표본검사 대상을 전국으로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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