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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검사들은 왜 화났나…‘인터넷 연판장’ 검란 조짐
2020-10-30 19:32 사회

추미애 장관을 겨냥한 평검사들의 커밍아웃 소식, 법조팀 최주현 기자와 살펴봅니다.

[질문1] 최 기자가 검사들의 댓글을 쭉 다 봤잖아요. 검사들이 화가 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뭡니까?

네, 48시간 이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틀 전,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검찰개혁이 실패했다"는 글과 함께 추 장관을 겨냥했죠.

추 장관 역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환우 검사가 동료 검사 약점을 막으려 권한을 남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커밍아웃' 발언을 한 겁니다.

여기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이환우 검사 입장에 동조하고 추 장관에 맞서자 동료 검사들 공감이 이어졌습니다.

[질문2] 그러니까 검사들이 실명으로 댓글을 달고 있는 거죠?

네, 사실 검찰은 단체 문제 제기를 할때 실명과 서명을 써서 동참하는 이른바 연판장 문화가 있습니다.

지금은 검사들이 최재만 검사 글에 실시간 댓글을 달며 연판장 대신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건데요.

특이한 건 커밍아웃이라는 표현 뒤에 숫자를 함께 넣어 몇 명이나 동참하고 있는지 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제 밤 늦게 확인했을때 이 숫자가 67이었는데요.

제가 스튜디오 들어오기 전에 확인했을 때는 200개를 훌쩍 넘겼습니다.

하루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겁니다.

검사들이 가장 분개한 부분.

추 장관이 평검사를 SNS에 직접 겨냥하며 사실상 여론몰이에 활용했다는 겁니다.

검사들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수긍하고 있지만, 추 장관이 추진하는 개혁이 도대체 어떤 점인지 모르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또 추 장관 취임 이후 검찰 인사부터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등을 두고도 불만이 담겼습니다.

[질문3] 그런데 뒤늦게 한 부장검사가 올린 글도 논란이에요?

바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의 글인데요.

임 부장검사는 오늘 오전 검찰 내부망에 "욕먹을 글인 것을 알지만 우리가 덮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며 글을 올렸습니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조작, 고 김홍영 검사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제대로 처분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건데요.

일부 검사는 "물타기"라며 반박했습니다.

[질문4] 법무부 장관이 평검사와 이렇게 충돌하는 일이 예전에도 있었습니까?

사실 유례가 없는 갈등입니다.

다만 검찰총장과 검사들이 충돌한 사례는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추진하던 한상대 검찰총장에 대해 최재경 중수부장이 반대했는데요.

한 총장이 최 부장 감찰을 지시합니다.

그때도 검찰 중간 간부들과 평검사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한 총장 퇴진을 요구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질문5] 검찰의 난이라는 뜻의 '검란'이라는 표현도 일부 언론은 쓰던데요. 검사들의 반발이 더 커질까요?

일단 두고 봐야 합니다.

평검사 1명과 법무부 장관의 대치 구도가 하루만에 '검사들 대 법무장관' 형태로 확산됐거든요.

조금 전에 200명 넘는 검사들이 동참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전국에 검사가 1900명 넘게 있는 것을 감안하면 10% 수준, 그러니까 검사 10명 중 1명이 뜻을 모은 겁니다.

[질문6] 아직은 댓글 다는 수준인데, 이게 집단 행동으로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지는 건데요.

네, 검찰 내부망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넘어 검사들이 실제 집단행동에 나설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대표적인게 평검사 회의 입니다.

평검사들이 모여 특정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수사권 조정 국면이나 검찰총장 퇴진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때만 열립니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기존에 반발한 검사들을 대부분 한직으로 밀어내 의견을 모을 구심점이 없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법조계는 추 장관이 스스로 상황을 자초한만큼 잠잠해질때까지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말 상황도 좀 지켜보죠. 법조팀 최주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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