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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복구도 개발도 미룬 채…세금 먹는 경기장
2020-11-25 19:40 뉴스A

우리가 또 눈여겨 봐야 할 부동산이 있습니다.

올림픽 부지 재활용 문제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위해 깎았던 산과 세금 들여 만든 시설들이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자연 그대로 복구도 안하고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2년 전 평창올림픽 때 활강, 알파인 경기가 열렸던 곳입니다. 당시 경기장을 건설하려고 나무를 다 벴었는데요. 숲을 복원할지, 아니면 그대로 놔둘지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갑니다."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

경기장은 해발고도 1400m 봉우리에서 시작합니다.

나무 5만 그루가 잘려 나갔는데, 올림픽 끝난 지 한참 됐지만 황무지 그대롭니다.

건설비만 2000억 원이 들었지만 열흘 남짓 사용되고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남은 건 황폐한 슬로프와 녹슨 곤돌라, 리프트뿐.

"올림픽 때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곤돌라인데요. 지금은 이렇게 창고에 방치돼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이 곤돌라에 애착이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박승기 / 스키장 철거반대 투쟁위원회]
"봄철에 풀잎이 피어날 때 정상부 산에 올라가면 경관이 굉장하거든요. 곤돌라 하나만 살아 있어도 하루에 최소 2~3천 명은 온다. 수천억 원이 들어간 시설을 굳이 없애야 하느냐?"

강원도는 올림픽 개최 전부터 700억 원 이상 투입될 가리왕산 원상 복구를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설 유지로 말을 바꾸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배제선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강원도가 낸 가리왕산 생태복원 계획이에요. 전부 다 철거하겠다고 한 게 2018년 1월. 올림픽 이전 복원 계획이고요. 8월에 올림픽 이후 다시 낸 것은 갑자기 곤돌라를 사후 활용하겠다고 돼 있어요."

맨바닥이 드러난 상태로 방치돼 언제든 산사태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사태도 한 번 났었잖아요. 복원이 필요한 상태인 거예요. 안전을 위해서라도."

환경부가 복원 명령을 지시하고, 산 소유권이 있는 산림청도 압박해봤지만 강원도는 사회적 조정기구로 결론을 넘겼습니다.

그러나 이 회의마저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

[산림청]
"화장실 갈 때하고 나올 때하고 마음이 같겠습니까. 원칙은 복구를 해야 됩니다."

올림픽용으로 신설된 다른 경기장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금이 계속 투입됩니다.

스피드스케이팅,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3곳을 다 합쳐도 지난해 사용실적이 100회 미만.

수입은 1억 원대인 반면, 운영비는 40억 원 넘게 들어갔습니다.

강원도는 디지털 공연장 활용, 해외 대표팀 유치 같은 수익을 낼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방일균 / 강원도 올림픽시설과]
"체험 시설에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이 늘어난다는 거죠. 도비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경기장이 운영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죠."

올림픽의 공헌을 인정해서 정부가 지원해달라는 요구도 나옵니다.

[심상화 / 강원도의원]
"남북관계 개선도 되고 정부에선 많이 효과를 봤잖아요. 근데 강원도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경기장 사후 활용하는데 또 예산이 들어가니 지방 정부의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입니다. 올림픽 시설을 유지하는 데 계속해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관광지 개발 계획도 먼저 객관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할 것입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PD : 김남준 김종윤
영상취재 : 권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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