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군부 동거’에서 시작된 쿠데타 씨앗
[채널A] 2021-02-07 19:40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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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로 가겠습니다.

시민 수천 명이 독재 반대 시위에 나섰는데 군부는 인터넷도 SNS도 차단해 버렸습니다.

국민영웅이자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아웅산 수치. 수치의 문민정부는 왜, 위기에 빠진 걸까.

세계를 보다 유주은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은 8년 전 방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는 독립운동을 주도해 미얀마의 국부로 추앙받는 아웅산 장군의 딸입니다.

[박근혜 / 전 대통령(2013년)] 
"국민을 가족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수치 고문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한계도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아웅산 수치 / 미얀마 국가 고문(2013년 평창 스페셜 동계올림픽)]
"미얀마 정부는 <군부 지원>을 받고 있죠. 더 자세히 설명하면 여러분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수치 고문은 민주주의 민족동맹, NLD를 이끌고 총선에서 압승했습니다.

문민정부를 탄생시켰지만 완전한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군부' 때문이었습니다.

[1993년 KBS 보도]
"문민정부의 첫 개혁 대상은 '군'이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2일 만에 육군참모총장과 국군기무사령관 경질을 시작으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했습니다.

YS는 3당 합당으로 대통령이 됐지만 대대적인 하나회 출신 인사들을 경질하며 군의 정치개입 여지를 잘라냈습니다.

그는 나중에 "하나회 척결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영국의 식민 지배와 소수 민족 내전 등을 겪어온 미얀마 군부는 달랐습니다.

지난 2008년 군이 주도해 만든 헌법만 봐도 그렇습니다.

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국회의원 25%는 군부에 자동 할당합니다.

배우자 또는 자녀 등 직계 가족이 외국 국적자일 경우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없습니다.

수치 여사의 남편과, 두 아들은 모두 영국 국적입니다.

미얀마 문민정부의 한계는 로힝야족 사태 때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수치 고문이 군부의 소수 민족 탄압을 사실상 묵인한 겁니다.

[아웅산 수치 / 미얀마 국가 고문(2019년)]
"잘못을 저지른 군인과 장교들을 적극 수사하고 처벌하는 국가에 (로힝야족에 대한) 대량학살 의도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들의 80% 이상이 여당을 지지하자 군부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민 아웅 훌라잉 / 미얀마 군 최고 사령관(지난해 11월 3일)]
"헌법은 다당 민주주의 길을 지향합니다. 이를 강화하려면 군대도 나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새 의회가 출범하는 날에 맞춰 군을 동원해 국가 권력을 차지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어제 3천 명 가까운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민들은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하는 세 손가락을 펼쳐들고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현장음]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동참 동참

[미얀마 대학생]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군사 정권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유혈충돌은 없었지만, 군부는 SNS와 인터넷을 끊어버렸습니다.

[최영준 / 경희대 미얀마 연구센터장]
"(군부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강하게 핑계를 대거나 해서 진압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죠."

미얀마에서는 요즘 이 노래가 다시 불리고 있습니다.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 노래]
"어찌 잊으리~ 우리네 피로 쓴 역사를. 저항!"

88년 유행했던 '더스트 인 더 윈드'를 개사해 부른 겁니다.

자택에 갇힌 수치 고문이, 그를 따르는 시민들이 꺼져가는 미얀마 민주화 봄을 살려낼 수 있을지.

세계를 보다, 유주은입니다.

유주은 기자
grace@donga.com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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