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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존재’ 알린 리원량 사망 1주기…전시회 철거
2021-02-07 19:41 국제

호루라기 소리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돌던 시기.

중국 당국은 사태를 은폐했지만 목숨 걸었던 내부고발자들, 있었습니다.

리원량. 최초의 내부고발자였던 젊은 의사, 아직 잊진, 않으셨죠. 리원량이 사망한지 1년이 됐습니다.

"건강한 사회엔 하나의 목소리만 있어선 안 된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1년 전에도 지금도 중국 당국은 이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성혜란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건물 옥상엔 철거용 장비가 올라가 있고, 인부들은 부서진 유리창 사이로 철근을 내던집니다.

[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
"(대략 8일째인가요?) 네 29일 아침 7시,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이 길목 끝부터 저 끝까지 경찰 수백 명이 서 있었습니다."

4년 전 빚을 내 어렵게 마련한 3층짜리 작업실은 당국의 결정에 폐허가 됐습니다.

"이곳은 원래대로라면 리원량 의사의 추모 작품들이 전시되었을 공간인데요. 철거 작업이 진행된 뒤, 건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습니다."

왕펑 씨는 베이징 시와 불법 건축 여부를 두고 몇년째 법정다툼을 벌여 왔는데,

전시회를 그만두란 만류를 어기자 갑자기 철거가 이뤄졌다고 말합니다.

[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
"(국가안보부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국가는 리원량을 잊고 싶어하고, 전시회가 정치색을 띠며 언론 매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지난 2019년 말, "사스 의심 환자가 입원했다"며 코로나19 존재를 처음 알렸던 30대 안과 의사 리원량,

'유언비어 유포자'로 낙인 찍혔던 그는 코로나에 감염돼 숨진 뒤에야 뒤늦게 열사로 추대됐습니다.

하지만, 사망 1주기인 오늘도 공식 행사 없이 SNS에만 추모 행렬이 몰렸고, 우한 열사 추모 공원엔 한때 리원량의 이름만 가려지기도 했습니다.

[왕펑/ 베이징 설치 예술가]
"리원량은 중국인들에게 정상적인 나라라면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saint@donga.com
영상취재 : 리짜오시(VJ)
영상편집 :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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